대한민국은 민원 천국?
대한민국은 민원 천국?
  • 최영옥 칼럼니스트
  • 승인 2021.12.15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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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학교에서 다양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이런 저런 사건과 일들이 생긴다.

그 중에서도 힘든 부분은 필자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는 민원들이다.

요즘 학생들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불이익이 생기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다양한 통로를 통해 민원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SNS, 학교, 우편, 청와대 민원실, 교육부 등 다양한 채널로 자신의 불만과 불평을 표현한다.

사전적 정의로 민원(民願)은 ‘주민이 행정 기관에 대하여 원하는 바를 요구하는 일’로 정의하고 있다.

대학도 기관으로서 민원이 생기면 이를 조치하고 해결했다는 결과를 보고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민원발생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들이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민원인 즉 학생들이 요구하거나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차후에 그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다.

그러다보니 모순된 부분들도 많은 경우가 있다.

수년 전에 필자가 겪은 일중에 하나로 공모전 수상 시 주최 측에서는 상패를 한 개 수상자에게 수여한다.

작품은 두 명이 한조가 되어 작품을 출품 했기에 어느 누구도 줄 수가 없어 학과 사무실에 두었는데 수상자 한명의 학부형께서 상패를 교수가 주지 않는다고 민원을 제기 한 사례가 있다.

또 한 사례는 강사 한 분이 수업시간에 여학생에게 공주처럼 예쁘다고 한 말이 있었다.

그런데 성적인 수치심을 주었다며 민원을 제기 하한 적도 있고 졸업작품전과 공모전에 지도교수들이 야간작업을 힘들게 해 주었더니 이곳이 야간대학이냐고 학교에 항의 전화를 한 학생들도 있었다.

필자는 여러 민원을 겪다 보니 언론이나 이곳저곳에서 나오는 민원의 진실을 믿기가 어려워지게 됐다.

민원이 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것이나 불편함이나 개선사항들을 요구하기 보다는 개인적인 이기심이나 감정이 앞선 민원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교수들도 억울한 가해자가 될 경우가 정말 많이 발생한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일방적인 민원에 행여나 학교에 피해가 될까 억울하지만 말도 못하고 참아야 할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끔 농담처럼 이제는 학생이 ‘갑’ 직원이 ‘을’ 교수가 ‘병’ 이라고 푸념처럼 이야기 할 때도 있다.

정말 현실적으로 부당한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며 억울함 받아들이고 개선하도록 조치할 부서나 통로도 없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에게 겪는 억울함을 어디다 호소하며 만약 관련 부서가 있다 하더라도 학생들을 힘들게 하는 교수로 도덕적인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필자는 진정한 민원을 공동체의 ‘발전적인 제안’ 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언제부터인지 대한민국은 민원 천국이 된 것 같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이 존재하는 것 같다.

‘○○법’, ‘○○법’ 등으로 사제지간에 관계가 점점 더 건조해지고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되는 사회로 변해가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우리 모두의 ‘행복과 삶의 질’이 높아지려면 개인만이 아닌 사회전체가 서로 소통하고 믿음으로 화합 해 나가는 문화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교권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에 교육의 질과 인재양성은 요원 할 것 같다.

민원처리에 앞서 사제지간에 대화와 소통에 더 많은 시간을 갖고 나아가 건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초석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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