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냄새 없는 청정한 체육공원을 기대하며
담배 냄새 없는 청정한 체육공원을 기대하며
  • 정해균 기자
  • 승인 2019.03.1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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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 기자
정해균 기자

얼마 전 여주에 사는 가까운 지인 부부와 식사 자리를 가졌다.


지인의 아내가 임신을 해서 축하하는 자리였는데 그날의 대화 주제는 금연으로 흘러갔다.


그 지인 부부는 평소에는 바빠서 운동이나 산책을 하지 못하다가 아이를 가져 산모의 건강을 위해 안정기가 되면서 요즘은 가까운 동네 체육공원에 가서 매일 산책도 하고 운동장을 돌면서 건강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체육공원이다 보니 조기축구회 등 많은 사람들이 와서 운동을 하는데 운동 중간 쉬는 시간이나 끝나고 나서 공원 내에서 무분별하게 담배를 피워대 이만저만 고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임신을 했기 때문에 태아를 생각해 담배 연기에 더욱 예민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도 많이 뛰어놀고 다른 운동하는 사람도 많은데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담배를 피워대는 몰지각한 아저씨들이 그렇게 얄미울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체육공원도 금연구역으로 지정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생각해보니 지역 내 도시공원 등은 조례로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는데 읍면동 체육공원이나 레포츠 공원은 금역구역 지정에서 빠져있었다.


이천시의 경우 ‘이천시 금연 환경조성 및 간접흡연 피해방지 조례’를 지난 2012년 제정 공포해 시민의 건강보호를 위해 많은 사람이 모이는 실외 공공장소인 도시공원, 버스정류장, 학교절대정화구역, 기타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장소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하다 적발되면 과태료 5만 원을 부과하고 있다.


양평군도 같은 해 7월부터 ‘양평군 금연구역 지정 및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를 제정 공포했으며, 여주시는 한해 늦은 2013년 9월 ‘여주시 금연 환경조성과 간접흡연 피해방지 조례’를 개정·공포해 도시공원,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중 절대정화구역, 버스정류소, 택시승차대, LPG충전소 및 주유소, 문화재보호구역등 다수인이 모이는 장소를 금연구역으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3개 지역 모두 읍면동에 있는 체육공원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곳은 없었다. 확인해 보니 경기도에서도 파주시만 ‘파주시 금연구역 지정 및 간접흡연 피해방지 조례’를 일부 개정해 문산체육공원 등 생활체육시설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올해 1월 1일부터 과태료 5만 원을 부과하고 있다.


아무래도 읍면동 체육공원에서는 해마다 체육대회를 비롯해 크고 작은 마을 행사들이 진행되는데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면 오히려 주민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리라 짐작된다.


사실 금연구역으로 지정된다 해도 오랫동안 흡연을 즐기신 어르신들이 지킬 리도 만무하고 무엇보다 보건소 인력 여건상 단속도 이뤄지기 쉽지 않다는 걸 잘 안다.


단지, 한 가지 기대하는 것은 과거 양평군에서는 양평생활체육공원과 남한강산책로 등을 ‘자율금연구역’으로 지정해 효과를 봤으며, 지난 2017년 체육공원 등 17개소에서 금연 현판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금연사업을 병행해 양평군 남자 흡연율이 2017년 36.4%로 전년 대비 16.5%p로 감소해 전국에서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천시와 여주시에서도 당장은 체육공원 금연구역 지정이 힘들겠지만, 그곳에서 매일 운동하는 비흡연 주민들을 위해 양평군처럼 자율금연구역 지정이나 금연을 촉구하는 대형 현판을 설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조기축구 등 운동을 즐기시는 분들도 운동을 통해 건강을 챙기신다면 땀 흘리며 신나게 운동하고 나서 공원 내에서 바로 담배 한 대 피우는, 건강도 해치고 타인에게 피해 주는 일은 지양해 주시길 부탁드려 본다.


지난해 어느 지역 체육공원 행사 취재 시 공원과 조금 떨어진 한적한 곳에서 모여 조심스레 담배를 피우던 별거 아닐 수 있지만 흡연하지 않는 다른 마을 주민들을 배려했던 몇몇 분들의 모습을 기억에 떠올리며, 끝으로 ‘금연구역이 아니어도 금연표시가 없어도 금연은 배려이고 에티켓’이라는 말을 전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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