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 사퇴” VS “의정활동 매진”…박현일 사건에 엇갈린 與野 반응
“즉각 사퇴” VS “의정활동 매진”…박현일 사건에 엇갈린 與野 반응
  • 황선주 기자
  • 승인 2019.03.25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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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朴, 군민에 사과하고 즉각 사퇴…민주당도 자기반성 해야”

與 “유능한 3선 의원… 책임감 있게 의정활동 매진하길”

내연녀 소동으로 양평군 지역사회에 파문을 일으킨 박현일 군의원에 대해 지역 정치권이 입장을 내놨다.

(관련 기사 본보 1월 29일, 2월 15일 보도)

정의당 등 야권은 일제히 사퇴를 주장하며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낸 반면 박 의원이 탈당하기 전 몸 담고 있던 더불어민주당은 그를 유능한 정치인으로 평하며 감싸는 모습을 보여 여야가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정의당은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내연녀 등으로 거론되는 문제는 사적인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본인 스스로 활동을 할 수 없을 만큼 식물 의원이 됐다면 이는 공적 문제”라며 “현재까지 공식적인 사과도 없다. 의원으로서 활동에 문제가 없다면 당당하게 공식 해명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최선을 다해 의원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공인으로서 현재의 태도는 무책임하고 군민을 무시하는 것이다. 당선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이런 상태로 임기를 채운다는 것은 혈세 낭비이고 유권자에 대한 심각한 기만행위”라고 주장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군 의회가 박 의원에게 의정비를 지급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정의당은 “지난 1월 언론 보도 이후 현재까지 의회 회의에도 불참하는 등 전혀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데도 지난달 20일 의정비가 그대로 지급됐고 3월에도 지급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대한민국의 직장인 중에 사적인 이유로 회사에 2개월 가까이 무단결근을 하고도 해고당하지 않고,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 사람은 없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도 지난 21일 박 의원에 대한 즉각적인 사퇴와 해당 사안을 무마하려는 민주당과 일부 군 의원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당은 성명에서 “박현일 의원의 내연녀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은 자체 징계는 고사하고 탈당이라는 꼬리자르기로 대응했다”며 “도덕적인 우월성을 내세우던 민주당과 박 의원의 두 얼굴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박 의원은 군민의 대의기관인 군의회에서 세비는 꼬박꼬박 받아가면서 의원으로서의 임무를 망각하고 제대로 된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있다. 군민에게 석고대죄하고 스스로 당장 사퇴해야 한다”며 “민주당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대응이 아니라 철저한 자기 반성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무런 징계도 없이 면죄부를 준 몇 몇 군의원들이 야합으로 징계 안건을 부결시켰는 지, (그랬다면) 그 추악한 야합이 무엇인 지 궁금하다”며 박 의원 징계안을 부결한 군 의회에 대해서도 비난을 쏟아냈다. 반면 박 의원이 해당 사안이 불거지기 전 몸담고 있던 더불어민주당은 박 의원을 유능한 정치인이라고 감싸며 지켜보자는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은 20일 백종덕 지역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박 의원은 양평을 아끼고 사랑하는 3선 군의원이자 양평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 사업에 관심이 많은 정치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30여년의 세월 동안 민주당에 몸담아왔던 유능한 정치인과 더 이상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깝다. 공인의 몸가짐과 마음가짐 모두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박 의원은 공인으로서 자신을 관리하는데 실패했다. 도덕성에 대한 비판을 감내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건 후 지금까지 공식 해명 없이 의정활동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은 지나치지 않다”면서도 “박 의원이 더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의정활동에 매진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백 종덕 위원장은 박 의원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데 대한 이유도 설명했다.

백 위원장은 “사건이 발생한 후 박 의원이 즉각 탈당했다. 탈당으로 지역위원회가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사건과 관련해서도 전해 듣는 이야기에만 의존할 수는 없었기에 본인으로부터 정확한 사실을 전해 듣고 상황을 해결해나갈 수 있기를 바랐지만 서로 기회를 가질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역위원회도 선출직 인사들에 대해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 소속 정치인과 당직자들이 더 신뢰받고 지지받을 수 있는 언행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겠다”며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더욱 각성하고 발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회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황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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