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명승 영월루, 장애인들에겐 그림의 떡…“계단 밖에 없어요”
여주 명승 영월루, 장애인들에겐 그림의 떡…“계단 밖에 없어요”
  • 황선주 기자
  • 승인 2019.04.14 1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씨는 여주 명승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영월루만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달맞이 하기에 좋은 아주 고풍스런 누각‘이라는 뜻의 영월루는 시내에 위치해 있는데다 남한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마암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올라서면 봉미산 자락에 살짝 걸려 있는 신륵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달맞이 새해 떡국행사가 매년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고려시대 유물인 3층석탑도 옆에 있어 호국보훈 행사도 열린다.

이런 영월루가 그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여주 영월루
여주 영월루

1급 지체 장애인인 그는 휠체어 없이는 이동할 수 없는데 이곳은 가파른 돌계단으로만 올라갈 수 있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장애인시설과도 근거리에 위치해 있어 진입공간을 확보해 달라는 장애인들의 요구가 나오고 있다.

여주 영월루
여주 영월루

B씨는 “장애인센터와 가까이 있어 영월루에 찾았다가 계단을 오르지 못해 주차장에서 되돌아온 적이 있다”며 “신륵사 일원은 야외무대를 중심으로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고 화장실도 3곳이 설치돼 있어 자주 찾는다. 신륵사처럼 영월루에 올라 남한강물도 바라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나가던 시민 C씨는 “계단이 가팔라 비장애인도 오르기 힘들다.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제 알게 됐다”면서 “비용이 많이 들 것 같지 않은데 아직 개선되지 않은 것은 인식 변화를 하지 못해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체장애인의 자활을 돕는 D씨는 “시의회가 장애인의 교통 편의를 돕겠다며 ‘편의시설 설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의회 건물에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설치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시도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불편을 보다 세심하게 살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주시 관계자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 인식개선과 시설점검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차별 없이 참다운 이해와 배려가 있는 따뜻한 공간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주시는 ‘제39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오는 18일 오전 10시 더컨벤션웨딩홀에서 기념회를 연다.

황선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