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심유일부진문장(人心有一部眞文章) 도피잔편단간봉고료(都被殘編斷簡封錮了). 유일부진고취(有一部眞鼓吹) 도피요가염무인몰료(都被妖歌艶舞湮沒了). 학자수소제외물(學者須掃除外物) 직멱본래(直覓本來) 재유개진애용(纔有個眞受用)
인심유일부진문장(人心有一部眞文章) 도피잔편단간봉고료(都被殘編斷簡封錮了). 유일부진고취(有一部眞鼓吹) 도피요가염무인몰료(都被妖歌艶舞湮沒了). 학자수소제외물(學者須掃除外物) 직멱본래(直覓本來) 재유개진애용(纔有個眞受用)
  • 황선주 기자
  • 승인 2019.07.08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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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저마다 마음속에 한 권의 참된 문장이 있건만 옛 사람이 남긴 책쪼가리 때문에 모두 묻혀 버린다. 사람마다 그 가슴속에는 한가락의 진정한 풍류가 있건만 세속의 요염한 가무(歌舞)로 인하여 갇혀 버렸다. 모름지기 배우는 자는 외물(外物)을 쓸어버리고 근본을 찾는 데 힘쓸 때, 비로소 참 문장과 풍류를 얻을 수 있다’

 

채근담(菜根譚)이라는 고전을 매일 아침 SNS로 보내주시는 분이 계시다. 사실 원래 잘 알던 분이 아니고, 우연히 지인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소개를 받아 연락처를 주고받았을 뿐인데 감사하게도 매일 아침 좋은 글을 전해 주신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는 이성(理性)과 감성(感性)이 존재한다. 업무를 함에 있어서는 이성이 필요하고 세상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이성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일들이 많기에 감성 또한 매우 중요시되고 있다.
얼마 전 잔인하게 전 남편을 살해한 사건이 뉴스를 떠들썩하게 했다.
감성과 이성적 판단이 결여된 잔인한 그녀의 범죄는 세상 사람들을 모두 경악하게 만들었다.
사람의 마음에는 이성(理性)과 감성(感性)이 존재하는데 잔인한 행동에는 반드시 그 부분이 결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침착하고 바른 판단을 중시하는 ‘이성’과 감정적이고 열정에 자신을 맡기는 ‘감성’은 우리네 직장 내에서도, 친구 사이에서도 연애와 결혼 안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때로 냉철한 판단을 하게 해주는 이성적인 행동과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감성은 사람들이 제 각각 갖고 있는 오만과 편견을 덜게 해주기도 한다. 기자 일을 하다 보면 사기를 당해 고통 받고 있다거나 악의적인 헛소문에 시달려 억울하다며 바로 잡아달라며 기사를 써달라는 부탁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 그들의 하소연을 들어보면 억울한 심정을 느낄 수 있다. 나 또한 그런 경험이 없지 않았기 때문에 역지사지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한쪽 의견만 듣고 기사화할 수 없다는 점과, 소송 중인 사건에 대해서 판결문을 근거로 하지 않는 한 기사 쓰기가 애매한 부분도 있다고 설명해주곤 한다. 다행히 그들은 그 것을 바로 이해해주고 인정해주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잘못 없는 사람이 억울하게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화가 치밀기도 하고 답답함도 느낀다. 그렇지만 다시 마음을 침착하게 하고 중립을 지키려는 이성적 판단은 해결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게 해준다. 각기 힘든 일을 겪으며 자신들에게 부족했던 일면들을 감성에서 보완할 기회를 얻게 해주기도 한다.
나는 어느 멋진 예술가 한 분을 모 단체 총재님으로부터 소개받았다.
두 분은 서로를 극진히 칭찬하는 친구 사이다. 서로 부족한 면을 감싸주고 좋은 점만을 칭찬만 해주는 그들의 우정이 인상 깊었다.
그 예술가와 나는 가끔 만나 점심도 먹고 다도(茶道)도 함께 한다.
아주 가끔 시간이 나면 미술관을 찾아 진정한 예술이 무엇인 지 배우고 돌아오기도 한다.
솔직히 나는 학창시절 잠시 연극배우를 해보겠다고 극단에 얼쩡거렸던 거 외에는 예술 쪽은 문외한에 가까웠다. 왜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에 열광하고 수천 만원 수억 원을 주고 그림을 사오며, 예술 활동에 돈을 아끼지 않는 지 사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예술은 인간의 메마른 감성을 자극하고 심오한 세계를 이해하게 한다는 것을 최근 알게 됐다.
채근담 내용처럼, 사람이 저마다 마음속에 한 권의 참된 문장을 가지고 있듯, 사람마다 그 가슴속에는 한가락의 진정한 풍류가 있다.
하지만 세속의 요염한 가무(歌舞)에 갇혀 버리기도 하고 옛 사람이 남긴 책 쪼가리 때문에 모두 묻혀 버리기도 하는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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