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한 연꽃의 향연 양평 세미원 ‘연꽃문화제’
만개한 연꽃의 향연 양평 세미원 ‘연꽃문화제’
  • 정해균 기자
  • 승인 2019.07.0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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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 양평 세미원
다채로운 연꽃과 풍성한 볼거리 매일 밤 10시까지
경기도 지방정원 제1호 지정으로 수생식물 관광·산업화 법적 지위 확보
세미원 페리기념연못에 만개한 페리연꽃
세미원 페리기념연못에 만개한 페리연꽃

청아한 여름 축제 ‘연꽃문화제’

청아한 아름다움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연꽃은 여름의 꽃이다.

‘연화(蓮花)’로 불리는 이 꽃은 늪지대에 살아가는 뿌리가 있는 초본식물로 진흙탕 속에서 피어나지만 때 묻지 않은 청정함을 지켜내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기도 하다.

양평군 양서면에 소재한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에서는 지난달 21일 국내에서 가장 먼저 청아한 여름 축제 ‘연꽃문화제’를 시작했다.

연꽃은 뛰어난 수생 정화 능력을 지닌 식물이기도 해 세미원은 한강물을 맑게 하고자 연꽃을 주로 식재, 여름이 되면 20만4천㎡ 야외정원에 연꽃이 가득 피어난다.

연꽃을 보려면 이른 아침이 가장 좋다. 아침에 해가 뜨면서 피기 시작해 저녁에는 봉우리를 닫기 때문이다. 꽃 색깔에 따라 홍련, 백련, 청련 등으로 나뉜다.

세미원에는 매혹적인 홍련과 단아한 백련, 세계적인 연꽃연구가 페리 슬로컴(Perry D. Slocum) 박사가 개발·기증한 빼어난 연꽃인 페리 연꽃을 감상할 수 있다. 페리 연꽃은 페리 박사가 손수 개발한 연 품종들이다. 그윽하고 아련한 색감의 연꽃들은 세미원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운다.

페리 연꽃을 감상할 수 있는 페리기념연못 오른쪽에는 멋진 돌다리가 놓인 백련지 연못이 있다. 백련지에는 청아한 흰 연꽃이 즐비하다. 즐비한 연잎 사이로 커다란 검은 잉어들 노니는 모습이 발견되기도 한다.

일심교
일심교

백련지에는 연못을 가로지르는 일심교(一心橋)가 독특하다. 이 외돌다리는 폭이 좁아 두 사람이 동시에 마주치면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협소하다. 한발 한발 조심조심 건너야 되는 외돌다리처럼 우리네 인생길도 주위를 살피며, 조심조심 걷지 않으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삶의 의미를 되새겨 주는 공간이다.

백련지를 지나면 드넓은 공간을 붉은 연꽃들이 가득 채운 연못인 홍련지를 만나게 된다. 홍련지 남쪽의 소나무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장엄한 광경에 미소와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 연못에 심은 연은 조선 홍련이다. 색이 오묘해 마치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인의 모습 같기도 하다. 기본은 흰색이나 꽃잎의 끄트머리로 갈수록 붉어지는 특성이 있어 투과된 빛에 따라 오묘하고 신비로운 감성을 느끼게 해준다.

‘열대 수련정원’에서는 잠자는 연꽃이라는 뜻의 신비로운 꽃 수련을 만날 수 있다.

열대수련정원

빛의 화가 모네의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수련, 아기자기한 노랑어리연꽃,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희귀종 가시연꽃, 사람이 탈 수 있을 정도의 큰 잎을 가진 빅토리아 수련, 국내에서 세미원만 보유하고 있는 희귀 수련 등 다채로운 수련과 더불어 용두당간, 풍기대, 청화백자운용문호, 정병 등 전통문화재를 본뜬 분수들에서 예스러움의 멋과 시원함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연꽃문화제가 열리는 오는 8월 18일까지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도 마련됐다. 연꽃 그리기, 페이스페인팅, 스탬프 투어, 인증샷 이벤트, 소원지 쓰기 등이 진행된다.

야외정원에선 이재형 라이트아트 전시, 김명희 흙 인형 전시, 지역문화예술 플랫폼 전시 ‘알록달록한 상상’, 한중미술협회 초대전, 녹색미술회 깃발 전시 등도 열리고 있다.

특히 밤 10시까지 야간개장을 진행해 여름밤 시원한 강바람을 쐬며 달빛을 머금은 연꽃을 감상하는 것도 세미원 연꽃문화제를 즐기는 방법이다. 연꽃문화제 기간 세미원은 휴관일 없이 매일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된다.

 

경기도 지방정원 제1호 지정

‘물을 보고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세미원(洗美苑)은 최근 ‘경기도 지방정원 제1호’로 지정됐다.

순천만 국가정원의 성공을 바탕으로 전국의 각 지자체는 국가정원 및 지방정원 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현재 광역단체장이 지정하는 지방정원은 울산 태화강, 영월 연당구곡, 안면도, 경주 화랑이 있으며, 경기도에서는 양평 세미원이 처음으로 지방정원 지위를 획득했다. 지난 3월부터 양평군이 주체 돼 경기도에 지방정원을 신청했고 경기도의 검토‧심의를 거쳐 지난달 27일 최종 지정을 이루어냈다.

세미원은 15년 전만 해도 상류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로 가득했던 부지에 한강을 맑고 아름답게 보전하고자 경기도와 양평군의 지원을 받아 연꽃을 비롯해 수질과 토양 정화 능력이 탁월한 수생식물을 식재 조성했다.

지난 2004년 개원해 상춘원과 모네의 정원 등 연밭 4개소, 국사원, 연꽃박물관, 배다리, 세한정을 차례로 조성했다.

국사원
국사원

세미원 입구에 들어서면 울창한 소나무 숲 가운데 독특한 모양의 정원이 있는데 이 정원이 국사원(國思園)이다. 우리나라 지형인 한반도 모양을 본뜬 나라를 생각하는 정원이다. 이 정원에는 백두산에서 직접 가져온 돌과 흙, 식물로 백두산과 천지를 만들었고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 광개토대왕비, 통군정, 남이장군 석상, 이순신 장군 시비 등을 형상화했다. 연못 안에는 백의민족을 뜻하는 흰 수련과 우리나라 토종인 애기수련이 심겨 있다.

배다리라 불리는 열수주교(冽水舟橋)는 한강에 배를 이어 놓은 다리다. 열수(冽水)는 한강을 이르는 옛말로 조선시대 정조임금의 아버지 사도세자는 영조임금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음을 맞았다. 사도세자에 대한 정조임금의 애틋한 효성으로 현륭원에 갈 때 한강(현 노들강변)을 건너기 위해 임시로 배다리를 놓았고 이를 위해 다산 정약용 선생 등이 참여하는 주교사(舟橋司)를 설치해 배다리를 건설하고 관리하게 했다.

당시 설치 규모의 웅장함과 화려함, 교량의 설치기법 등에서 단연 세계 최고로 꼽히고 있다. 세미원에 설치된 배다리는 50여 척의 배가 사용돼 245미터 정도의 길이로 만들어져 있다.

열수주교
열수주교

특히 세미원은 양평지역 환경교육센터로 지정돼 환경교육의 장으로서도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천혜의 환경적 특성과 수도권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으로 연간 약 50만 명의 국‧내 외 관람객이 찾는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5년간 세미원은 수생식물의 관광화, 산업화, 환경자원화, 생태교육화에 실증적으로 기여했으나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법적 지위가 미흡했던 것이 흠이었다.

이제 지방정원으로 지정됨에 따라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세미원은 정원의 품질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관람 만족도를 높이는 한편 연꽃, 연잎, 연자 등 수생식물을 소재로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산업화를 추진하고 체계적인 수생식물 품종 연구 및 개량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환경교육센터로서 전문성을 가진 생태교육과정 개발, 정원박람회 등 관련 행사 개최가 가능해 향후 국가정원 등록을 위한 자격 요건도 확보하게 된다. 나아가 양평지역의 브랜드 가치 상승 및 관광객 증가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형근 세미원 대표이사는 “세미원의 부족한 기반시설과 계절적 한계를 해소하고 지역주민을 비롯한 수도권 주민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과 고품질의 생태관광을 제공함으로써 정원문화의 확산‧보급에 기여할 수 있는 유익한 공간으로 재탄생하도록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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