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교민 맞는 이천 주민 반발 대신 따뜻하게 맞이하자 ‘환영’
우한 교민 맞는 이천 주민 반발 대신 따뜻하게 맞이하자 ‘환영’
  • 정해균 기자
  • 승인 2020.02.10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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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본, 10일 3차 우한 교민 임시생활시설 장호원읍 국방어학원 선정
인근마을 이장들, “어려운 시기인 만큼 편히 쉬었다 가게 하자”는 분위기 전해

정부가 1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남아있는 우한 교민 170여 명에 대한 3차 임시생활시설로 이천이 장호원읍 소재 국방어학원으로 지정된 데 대해 이천지역 주민들이 반발 대신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3차 전세기를 이용해 귀국하는 우한 교민 임시활시설 장소로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을 선정했다.

이천시 장호원읍에 소재한 국방어학원 정문
이천시 장호원읍에 소재한 국방어학원 정문

이천시 장호원읍 이황리에 소재한 국방어학원은 해외 파견 예정인 장교와 부사관에 대한 어학교육과 한국에 파견된 외국군 장교에 대한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는 군 교육 시설로 2012년 육·해·공군에서 따로 운영하던 어학교육 과정을 통합해 오픈했다.

지상 4층 건물에 1인 1실 규모의 353개 룸(한국군 327실, 수탁외국군 26실)을 보유중이다. 이천시청 등 도심지와 직선거리로 약 17km 떨어져 있고 인접한 아파트와 1km 거리에 있다.

이천시는 지난 9일 오후 장호원읍 이장단 및 기관단체장과 간담회를 가졌으며, 10일 오후 2시 이천시 1층 대회의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읍·면·동 시민대표와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엄태준 이천시장과 관련 공직자 및 이천시이통장단협의회, 이천시주민자치위원회장협의회, 이천시남녀새마을지도자 등 지역주민들이 참석했으며, 주민들은 “이천시민으로서 방역차단만 제대로 된다면 현수막을 걸고 환영의사를 밝히겠다. 항공방제할 수 있는 대대적인 방역의 충분한 방제만 해준다면 시민으로서 빠른 쾌유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읍·면·동 시민대표와의 간담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읍·면·동 시민대표와의 간담회

또 다른 주민도 “우한 교민이 이천에 오는 것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반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인근 주민분들께 이해를 구하고 철저한 방역이 수반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엄 시장은 “국방어학원 인근 주민들이 가장 불안해할 텐데 시민들이 함께하는 마음이라면 그분들에 대한 걱정과 위로는 충분히 표현된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방역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오후 3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차 귀국 우한 교민 임시생활시설 국방어학원 선정관련 이천시장 긴급 브리핑’을 통해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에서 엄 시장은 “저 역시 이천시민이기에, 해당 지역민들의 고충을 십분 이해하고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국민의 생명이 먼저라는 여러분들의 말씀에도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우려스러운 마음과 안타깝기도 하지만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에서도 인근 지역주민 여러분들의 불안과 염려를 공감하면서 가급적 주민 여러분의 안전에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할 것을 천명했다”며, “이천시에서도 중앙정부와 협력해 시민들의 생활과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엄태준 시장이 '우한 교민 임시생활시설 국방어학원 선정관련 이천시장 긴급 브리핑'을 갖고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엄태준 시장이 '우한 교민 임시생활시설 국방어학원 선정관련 이천시장 긴급 브리핑'을 갖고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또한 “이천시는 메르스,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한 저력을 갖고 있기에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시민 모두가 힘을 합쳐 극복할 수 있다”며, “이천시민들의 역량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이천의 저력을 당당하게 보여주자”라고 강조했다.

오후 4시부터는 이천시 장호원읍 이황1리 마을회관에서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1시간 가까이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관련, ‘우한 교민 3차 귀국자 격리수용’과 관련한 주민설명회가 국방어학원 주변 9개 리 주민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주민들은 현실적인 지원방안 등을 묻는 등 설명회는 특별한 언쟁 없이 진행됐다.

이승우 행정안전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은 “장호원읍 주민들에게 정부를 대신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충분히 협의하고 결정해야 하는데 급한 일정으로 사후 설명을 하게 돼 죄송하다”라며 국방어학원 선정 경위를 설명했다.

주민설명회에서 이승우 행정안전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이 설명을 하고 있다.
주민설명회에서 이승우 행정안전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이 설명을 하고 있다.

이 정책관은 “3차 귀국자들이 170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이고 중국에서의 전세기 탑승 전과 탑승 후, 김포공항 도착 후 3차례에 걸쳐 건강 상태를 체크 해 이상이 없을 경우에만 국방어학원에 오게 된다. 의료진 등 200여 명의 인력이 철두철미하게 관리한다. 국방어학원 안에서는 1인 1실 원칙으로 방 안에서만 생활한다. 출입구는 잠금장치를 하고 직원이 문을 모두 감시한다. 외곽은 경찰이 순찰하기에 외부에서 못 들어온다. 시설 안은 중앙정부가, 바깥은 경기도, 이천시와 협조해서 계속 소독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참석한 마을주민들은 철저한 방역 시설 운영뿐 아니라 인근 마을에 차량 소독설비 지원과 마스크 공급 등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지역 경기가 위축되는 만큼 추후 지원책을 고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엄태준 이천시장은 컨테이너 현장상황실을 설치하고 격리수용이 끝날 때까지 직접 근무하겠다고 밝히면서 “내일(11일)은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기도지사도 오는데 이천시민, 특히 장호원 주민들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전덕환 장호원읍이장단협의회장은 “어제부터 오늘까지 회의에서 국방어학원을 임시생활시설로 사용하는데 대해 큰 반대는 없었다”면서 “어려운 시기인 만큼 편히 쉬었다 가게 하자는 분위기가 많았다. 국방어학원과 가장 가까운 마을도 같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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