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장 집무실 이전만이 최선인가?
이천시장 집무실 이전만이 최선인가?
  • 정해균 기자
  • 승인 2018.10.22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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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청 2층은 언제나 혼잡하다.
 

가장 큰 이유는 시민들이 많이 찾는 부서가 있어서가 아니라 시청 주차장이 2층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혼잡한 이천시청 2층이 요즘 더욱 부산스럽다. 시장 집무실을 이전하기 위해 NH농협은행 이천시청출장소지점 공사가 한창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천시청 2층 로비 안쪽에는 중앙에 세무과 세무민원실이, 좌측에는 이천시정 홍보관, 그리고 우측으로 농협지점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런데 엄태준 시장이 5층에 있는 시장 집무실을 2층으로 옮기겠다는 공약 이행을 하려고 보니 시정 홍보관 자리에는 시설 설비 등 문제가 있어, 결국 멀쩡하게 잘 자리 잡고 있던 농협지점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반대편으로 내쫓기는 신세가 됐다.


농협지점은 시장 공약 때문에 안 써도 될 돈 4억여 원을 자비로 들여 이전공사를 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농협지점 이전공사가 마무리되면 또다시 기존의 농협지점 자리에 시장 집무실을 꾸미기 위한 공사가 12월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시장 집무실뿐 아니라 부족한 세무민원실 관련 업무 공간확보 비용까지 포함됐다고는 하나 이 공간의 리모델링 공사로 2억7천여만 원의 시민 혈세가 들어간다.


더욱이 새로 조성되는 2층의 시장 집무실 공간이 5층에 비해 좁아져 시장 집무실과 함께 있던 민원소통담당관실은 반대편 농협지점 위치로 들어가야 한다고 하니 오히려 시장실 문턱이 더 높아질지도 모를 일이다.


엄 시장은 지난 5월 지방선거 당시 “이천시장실을 이천시청 2층 민원실 입구로 이전하고, 시장의 24시간 일정 공개 및 시장실에 CCTV 설치”등을 약속했다.


시민과 소통하는 열린 행정, 청렴하고 투명한 행정을 추구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공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시장 집무실 이전의 필요성을 느낀다거나, 이전에 대해 딱히 반기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불필요한 예산 낭비와 비효율적 행정”이라며, “5층에 있어 너무 높아서 못 찾아가고 2층에 있으면 낮아서 많이 찾아갈 만큼 물리적 거리가 얼마나 나는지 의문”이라는 말도 들려온다.


또한, 공약 발표 당시 2층 민원실 입구로 이전한다고 해서 당연히 세무민원실 앞이 아닌 1층의 민원봉사과 등 민원대를 2층으로 옮기려나 하는 일종의 기대감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 역시 예산이 수반되는 일이지만 이천시청에 민원을 위해 방문하는 많은 시민들이 2층 주차장에 주차하고 다시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 1층에 있는 민원대로 가는 것이 매우 불편하고 복잡하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만큼 행정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옮길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굳이 시민 소통을 위해 시장 집무실을 옮기려면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민원대이니만큼 민원대를 2층으로 같이 옮기던가 아니면, 시장 집무실을 현재 민원대가 위치한 1층으로 옮기는 것이 제대로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려온다.


시민이 주인이고 시민 중심의 이천시를 만들겠다고 표방한 엄태준 시장이 이러한 시민들의 의견을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수렴하며 공감대를 만들어내면서 시장 집무실을 이전하는지 묻고 싶다.


덧붙여 이천은 집무실 이전이 민선 1~7기 2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지만 가까운 인근 지자체만 보더라도 시장이 바뀔 때마다 4층에서 8층으로, 8층서 다시 4층, 4층서 7층, 7층서 14층으로 옮겼다가 지하 1층으로 옮기더니, 결국은 다시 4층으로 옮겨 지금까지 수십억 원의 막대한 혈세 낭비로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상황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시장 집무실 이전 결정이 이와 같은 단초가 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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