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고속도’ 후폭풍…원안 종점엔 前군수가 땅주인?

‘김건희 로드’라더니, 前 양평군수 처 일가도 ‘실타래’ 얽혀

2023-07-11     새연합신문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추진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처 김건희 여사의 일가가 원안이 변경된 종점인 강상면 일대에 땅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특혜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터져 나와 땅투기냐’, ‘아니냐를 둘러싼 여야의 진실공방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10일 여야 정치권과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정동균 전 양평군수 일가와 친척들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의 원안 종점 근처인 양평군 옥천면 아신리 등에 14개 필지 1만여규모의 토지를 소유 중이다.

옥천면 아신리는 지난 5월 강상면으로 종점이 변경되면서 논란이 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원안의 종점인 양서면 증동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정 전 군수 일가와 친척 등이 소유한 땅은 선대로부터 상속받아 공동 소유중인 토지와 1998년과 2004년에 추가 매입한 토지가 섞여 있다. 이중 가까운 땅은 원안상 종점인 증동리에서 2내외 거리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특혜라더니양평고속도 원안 종점엔 군수 땅?

정 전 군수 일가의 토지 소유 내역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논의되거나 추진됐던 지난 2018년과 2021년 공직자 재산공개 당시에도 공개된 바 있지만 그동안 지역이나 정치권에서 공론화된 바 없었다.

김건희 여사의 일가가 일대 땅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정 전 군수 일가의 원안 인근 부동산 소유 역시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 처가와 전직 양평군수 일가라는 점에서 명분싸움에 있어 와닿는 느낌이나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정 전 군수의 처는 해당 고속도로 예비타당성 조사가 있기 수개월 전 인근 필지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나 오비이락이 아닐 수 없다.

정 전 군수의 임기는 20187월부터 20226월 말까지. 해당 지역 현직 군수로서 노선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의견 제시가 가능했던 시기다.

양서면 증동리가 종점인 원안 노선의 예비타당성조사 역시 정 전 군수 임기 때인 2020~2021년에 진행됐다.

김건희 여사 일가의 경우 강상면에 소유한 20개 필지 중 12개 필지는 1987년에 상속됐고, 양평읍 소재 9개 필지는 김 여사의 모친이 2005~2007년 매입했다.

고속도로 계획이 나온 2016~2019년 사이 김 여사 일가가 매입한 땅도 있지만 당시는 강상면이 아닌 양서면 원안 노선이 논의되던 시기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여사 일가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로 인한 수혜를 노렸다면 강상면이나 양평읍이 아니라 양서면 일대 땅을 매입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동균 전 양평군수는 지난 7CBS라디오 방송에 출연, “2018년 민선 7기가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예비타당성 검토가 진행돼 2021년도까지 그것을 유치하기 위해서 정말 백방으로 뛰어다니면서 설득하고 만나는 과정들이 있었다. 그 과정들 속에 군수 혼자 다닌 것이 아니라 그 안을 가지고 공직자, 담당 과장, 팀장 같이 서류를 만들어서 그 노선으로 예비타당성 검토가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정말 읍소하고 다닌 시간들이 2년 걸렸다그 안에 노선을 얘기할 그런 것도 없고요. 2021년도 4월에 예비타당성 최종 심사를 세종시에서 했을 때도 저희가 하남시장과 광주시장, 양평군수가 가서 최종 발표회를 해서 통과시켰고, 4월 말일 날 확정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언론보도가 터져 나오자 잇따라 논평을 내고 정동균 전 군수의 아내 박모씨가 정 전 군수 재임 시절인 지난 2020년 약 35000만 원을 들여 집 앞 도지를 산 것으로 알려진 것을 들어 정 전 양평군수의 수상한 투기 정황이 있다민주당은 부동산 투기와 동행하려는가라고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에 대한 강한 맞불을 놨다.

땅 투기인가 아닌가’?핑퐁게임이제부터 시작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이날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 전 군수의 아내 박 모씨는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를 약 4개월 앞둔 시점, 20년간 공터이던 집 앞 토지 3필지, 853(258)를 사들였다“20년간 보유하지 않던 집 앞 공터를 예타 통과 직전에 갑자기 사들인 이유는 투기목적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고 몰아졌다.

신 상근부대변인은 정 전 군수는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L’ 자로 크게 휘더라도 자신이 보유한 집과 토지 인근으로 종점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해당 토지에 대해 선대부터 가져온 땅이고, 그 땅이 있는지도 몰랐다라고 해명하지만 정 전 군수는 재임하는 동안 재산 증식에 열중했던 부동산 투기의 귀재임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예비타당성 검토가 진행되기 전부터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을 유치하느라 뛰어다녔고 노선을 얘기할 그런 것도 없었다는 정 전 군수의 말에 정을 박은 것이다.

신 상근부대변인은 도로가 크게 휘고 군민의 불편을 감수해서라도 나의 땅값을 올리겠다는 무한 탐욕이 정 전 군수가 원안을 주장하는 동기 아니겠나라며 민주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관련해 연일 정치적 공격을 일삼는 중이고 오늘은 국정조사까지 주장했다. 민주당은 소속 전직 지자체장의 재산 현황에 대한 최소한의 조사도 하지 않았나. 정 전 군수가 수십 년간 방치했던 공터를 왜 갑자기 사들였는지도 모르면서 국정조사를 주장하고 있는 것인가라도 비틀어 되물었다.

신 상근부대변인은 그러면서 원안대로 추진하면 군민의 불편 해소는커녕 민주당 출신 전직 군수의 재산만 증식될 뿐이라는 것이 자명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은 지난날 자신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뻔뻔한 거짓 선동을 일삼는 것을 보면 이 얼마나 두꺼운지 깊이를 헤아리기 힘들 지경이라며 민주당이 특혜를 주장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원안의 종점 인근에 오히려 정동균 전 군수 일가 땅이 총 1만여나 있었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정 전 군수가 재임 시절 당정 협의회에서 현재 국토교통부의 대안처럼 종점의 위치를 바꿔야 하는 강하 IC(나들목) 신설을 먼저 요구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원안의 종점은 정 전 군수 일가가 소유한 땅들과 인접한 양평 IC가 설치돼 있다. 민주당 주장대로라면 원안대로 진행될 경우 큰 특혜가 발생하는 정동균 로드가 만들어졌겠다고 비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로드 많이 들어봤는가라며 지금까지 국정농단 사례들을 봤지만 수조원대 국책사업이 아무런 설명 없이 갑자기 옮기는 것은 처음 봤다. 이런 게 국정농단 아닌가. 만약 정부 의도대로 강상면으로 옮겼으면 대통령 처가가 막대한 이익을 누렸을 것이다. 그야말로 국정농단이다. 이번 사건은 친인척 권력형 비리 의혹 전형이라고 꼬집었는데 이에 대한 비교 반박이다.

김 대변인은 “2021년 민주당 양평군수와 경기 여주·양평지역위원장이 양평 강하나들목(IC)’ 설치를 요구하기 한 달 전, 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강하면에 토지 617를 매입했다. 또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4천억 원가량의 예산을 추가시켜 예정에 없던 나들목(IC)을 세종시 자기 집 주변에 설치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어떠한 해명조차 없었다면서 사례를 나열하며 압박했다.

한편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6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노선에 대해 전면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이 설계와 검토과정에 참여할 것을 주문했는데 이대로라면 원안이든 재조정안으로 결정되든 여야 모두 진행과정 속에 투기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