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尹대통령에게는 ‘날개가 있다’

한 템포 꺾여,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하지만 그에겐 23%의 지지율이?

2024-04-20     김부삼
​동방일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과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이 모두 급락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가 지난 19일 이곳저곳에서 발표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 응답은 23%,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8%였다. 국민 중 7명이 부정적 시각이다.

이 같은 대통령의 여론조사 하락은 지난 10일 이뤄진 여파일 수 없다는 것이 여의도 정가 및 리서치 분석가들의 대체적 평가다.

실제 총선 전 실시된 직전 조사(3월 26∼28일) 대비 긍정 평가는 11%p 하락하고, 부정 평가는 10%p 상승했다.

긍정 평가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치, 부정 평가는 최고치.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빗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고 입방아를 찧는다고 한다. 여기서 화가 나는 점은 진보성향의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왜 지금 개헌하면 안 되죠”라며 국민들에게 공개토론까지 제안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난다.

그는 총선과 대선의 시기가 떨어지는 자신의 재임기가 ‘제왕적 대통령제’를 없애고, 국민들에게 청와대와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를 개방했다. 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 ‘바보 노무현’으로 살며 옆집 아저씨. ‘동네 마을’ 봉하마을 이장 소리를 듣고 살았다.

◆국민을 사랑하는지 노무현 대통령에게 묻자

재임 당시 노무현 취임 4주년을 기념해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인터넷 언론과의 대화에서“자꾸 지지율이 떨어지는데 어느 순간에서라도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국민에 대한 사랑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지율을 포기했다”라는 발언을 했다.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그런 발언을 하셔도 되는지, 대한민국을 사랑하시는지”라고 질문했다.

노 대통령은 순간 착잡한 마음을 금하지 못한 듯 “어떻게 하면 지지율을 다시 얻을 수 있죠,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고요, 저는 국민을 사랑하지만 지지율이 아무리 해도 오르지 않는 것을 어떻게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기존 긍정 평가 최저치는 취임 첫해인 2022년 8월 24%였고, 부정 평가 최고치는 같은 달 66%였다. ‘허니문 기간’이라고 하자, 새 정부를 얻고 의욕이 앞설 때다.

직무수행 긍정 평가자는 ‘의대 정원 확대’, ‘외교’(이상 13%), ‘경제·민생’(6%), ‘주관·소신’(5%), ‘결단력·추진력·뚝심’(4%) 등을 이유로 꼽았다.

부정 평가의 이유는 ‘경제·민생·물가’(18%), ‘소통 미흡’(17%), ‘독단적/일방적’(10%), ‘의대 정원 확대’(5%),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경험·자질 부족·무능함’(이상 4%), ‘외교’, ‘김건희 여사 문제’, ‘통합·협치 부족’(이상 3%) 등이었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0%, 더불어민주당 31%, 조국혁신단 14%, 개혁신당 3%, 녹색 정의당·자유통일당 1%로 각각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7%p 하락해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에 민주당·조국 혁신상은 각각 2%p 상승했다.

정당 지지도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은 31%, 국민의힘은 30%, 조국 혁신상은 14%, 무당층은 18%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총선 전인 직전 조사 대비 7%p 내렸고, 더불어민주당은 2%p 올랐다.

◆의대 증원 축소조정

총선 전까지만 하더라도 윤 대통령과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규모에 대한 조정은 없다 했고, 전공의들은 이에 반발해 파업하고 의대 교수들도 정부가 나서서 중재안을 내오라고 협박했다.

하지만 정부는 4·10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후 의대 증원 발표 후 70여 일 만에 ‘2천명 증원’ 고수 입장에서 물러났다.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증원 규모를 대학이 일정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정하게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 같은 ‘자율 감축’ 방안은 정부가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실제로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총장들에게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한덕수 총리는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대학이) 희망하는 경우 증원 인원의 50∼100% 범위에서 2025학년도에 한해 신입생을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전날) 6개 거점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심도 있게 논의해 입장을 정리했다”며 이날 발표를 ‘과감한 결단’이라고도 했다.

현재 정원 감축에 나서겠다는 국립대 6곳을 중심으로 각 대학에서 정원 자율 감축이 이뤄질 경우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는 1500∼1700명이 될 전망이다. 이날 정부 발표에 대해 의사들은 ‘원점 재검토만이 해법’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재벌 집 막내아들…“전 3등에게 정치자금 주겠어요”

김영삼·김대중은 1~2위를 다투며 단일화에 올인한다. ‘순양가’에서는 누구에게 투자할지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을 때 순양그룹 진양철의 막내 손자 진도준은 “저라면 3등인 노태우에게 주겠어요”라고 이후 단일화는 무산됐고, 3위였던 노태우 후보가 당선된다.

뜬금없이 드라마 얘기가 나왔지만, 아직 윤석열 대통령 집권 3년 차 지지율을 회복하고 민생 경제에 올인한다면 그의 후계 구도에도 청사진은 있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지율 10%대를 오르락내리락할 때다. 하지만 분명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 동력을 잃어 잠시 지상으로 떨어졌다고 해도 아직 윤 대통령에게는 아직 23%의 지지율이 있다.

한편 차기 대통령감을 묻는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4%의 선호도를 얻어 1위였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로 2위로 나타났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직전 조사 대비 4%p 오른 7%로 3위였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12.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