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조근수 양평군농업기술센터 소장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명확히 인식하고 새롭게 출발하려고 합니다“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명확히 인식하고 새롭게 출발하려고 합니다“
2024년 7월 1일자로 양평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조근수 소장의 강한 의지가 돋보이는 말이다. 조근수 소장은 1991년도에 지평면사무소에서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34년째 공직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간 지평면장직을 수행했으며,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간은 양평읍장으로 근무하는 등, 주민과 직접 마주하는 최일선에서 다양한 직무를 수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약 4년간 친환경농업과 농산물유통팀장으로 근무한 적도 있습니다. 행정직인 저로서는 경험하기 쉽지 않은 자리이기도 하고, 또한 당시 양평공사 경영악화 등 여러 현안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이기도 했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그런 여러 경험들 때문에 군수님께서도 저를 이 자리에 임명하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양평군은 농촌지역이기 때문에 업무수행 중 대하는 많은 분들이 농업인입니다. 굳이 농업관련 경력이 아니더라도 농업과 농촌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접하고 느끼게 되는 면이 있습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그동안 농업과 농업인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펼쳐온 조근수 소장과 양평군 농업기술센터의 새로운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농업기술센터 소장으로 취임한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농업기술센터 소장으로 인사발령을 받고 나서 잘 해내야겠다는 각오를 여러 번 해 보았습니다만 양평군의 농업정책을 총괄하는 농업기술센터의 소장이란 자리가 주는 막중한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고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입니다. 양평군 농업기술센터는 4개과 100여 명이 근무하는 큰 조직입니다. 또한 1만7천여 명의 농업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농업정책을 집행하고, 년간 약1천억 원의 사업비를 집행하는 기관이기도 합니다.
일반직 소장에 대한 농업인들의 걱정과 염려, 기대 또한 크실 줄로 알고 있습니다. 농업기술센터를 농업인들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하여 걱정과 염려를 불식시키고 기대에 부응하는 소장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선후배와 동료 공직자, 양평의 농업인들이 쌓아온 성과와 명성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새로운 시선에서 바라보는 농업농촌 정책을 발굴하여 활력있고 생동감 넘치는 농업·농촌을 만들어 가는 데 집중하고자 합니다.
▲취임 후 양평군 농업기술센터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양평군 농업기술센터에는 농업정책을 총괄 수립하고 집행하는 친환경농업과와 축산정책을 집행하는 축산과 그리고 농업인 교육 등을 담당하는 농업경영과와 새로운 농업기술을 도입하고 보급하는 농업기술과가 있습니다. 각 부서는 저마다의 역할이 있고 해당분야에서 근무하는 동료 공직자들이 있습니다.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다른 시선, 새로운 인식으로 바꿔나갈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농업기술센터의 역할은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명확히 인식하고 새롭게 출발하려고 합니다. 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고 농정의 흐름에 빠르게 대처하고, 농업인들의 현장의 목소리를 즉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하고 능동적인 농업기술센터가 되게 하도록 세 가지의 목표를 가지고 농업정책을 추진하려 합니다.
첫째, 부서별 역할을 구체화하여 지도·교육·지원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농업인이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며 농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농업인의 수요에 맞는 현장위주의 지원정책을 만들고 투명하게 집행되도록 하겠습니다.
▲양평군 농업기술센터의 주력사업과 앞으로의 농정에 대한 포부를 말씀해 주십시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양평군은 전국 최초의 친환경농업특구 지역입니다. 양평의 친환경농업은 지난 `98년부터 25년간 5차 5개년 계획을 거치며 농업정책 전반과 군민들의 의식 속에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양평의 대내·외적인 청정지역으로서의 이미지와 지역의 가치는 친환경농업의 성과라 평가받고 있는 만큼, 농업에 대한 자긍심이 높고 기대 또한 큰 특성이 있는 지역입니다. 경제적 측면의 비중으로는 농업이 절대적인 산업은 아니지만 친환경농업 정책의 영향은 관광·문화뿐 아니라 부동산의 가치 등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고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양평군은 전체 인구의 약17%에 달하는 17,000여 명의 농업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그 중 약7%에 해당하는 1,200여 명이 친환경인증을 취득하고 친환경인증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전체 인증농업인의 약30%에 해당할 만큼 친환경농업의 절대강자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농업과 농촌의 현실은 어렵고 힘듭니다. 미래 또한 밝지 않습니다. 농촌인구의 고령화와 지역소멸은 당장 눈앞의 현실이 되었고 농촌지역 자치단체는 인구정책과 청년 모시기 정책을 앞다투어 만들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농업이 신성장 미래산업으로, 블루오션으로 홍보되고 스마트팜 등을 이용한 첨단산업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기도 하지만 진입장벽과 투자비용 등을 고려하면 농업과 농촌은 젊은 청년들이 뛰어들고 터전을 삼기에는 여전히 망설여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신임 농업기술센터 소장으로서 지속가능한 농업, 활력 넘치며 발전하는 농촌을 만들기 위한 농업정책을 적극 추진할 생각입니다.
첫째는 그동안의 양평 친환경농업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지역 내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이 제값을 받고 유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로컬푸드시스템을 강화하고 친환경농산물 유통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그동안 친환경농업을 실천해 오신 농업인들이 안심하고 농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해 나갈 계획입니다.
둘째는 귀농귀촌 활성화와 청년농업인 육성을 통해 “살고싶은 농촌, 활력넘치는 농업”을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다양한 농촌정착 프로그램과 정책사업을 발굴하여 시행하고, 적은 노동력으로도 고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스마트팜 보급사업 등을 확대해 젊은 세대가 농촌에서 꿈을 이루고 가족과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셋째는 친환경농업 특구지역다운 농촌복지사업을 발굴하여 시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농업분야 외국인계절근로자 제도」와「농촌인력중개센터」를 운영해 인력난을 겪고 있는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캄보디아와의 mou를 통해 금년 4.5일 77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입국하여 31농가에 배치되어 일하고 있으며, 우리의 선진농업기술을 캄보디아에 전파하고 관광분야와 경제분야에서도 상호이익을 위한 교류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내국인 농촌인력중개센터는 청운농협과 개군농협 2개소를 운영하여 농가에 일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향후 더욱 확대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넷째는 친환경농업뿐 아니라 관행농업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에도 관심과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양평군은 전 지역이 친환경농업 특구지역으로서 「제초제 사용 안하기」, 「화학비료 사용량 줄이기」등을 실천함으로써 비록 관행농산물이라 할지라도 안전성이 높으며 모든 농업인이 친환경농업 정책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했습니다. ‘農心이 民心’이라고도 하였습니다. 농업·농업인이 모든 것의 근본이라고 할 만큼 농업이 중요한 산업임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또한 농업과 농촌은 자연환경과 전통문화와 자원을 유지하고 보전하는 최후의 보루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도시화와 산업화에 매료되어 농업과 농촌을 등한시하고 있을 때에도 선진국들은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소홀히 여기지 않았습니다. 농업과 농촌은 식량 공급기능·환경보전기능·농촌경관 유지기능· 수원함양 기능 등을 가지고 있으며 그 공익적 가치는 무려 281조에 달한다고 합니다. 농업이 지속되어야 하고, 농업인이 존중 받아야 하고, 농촌은 유지되어야 마땅한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농업기술센터는 농업인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농업의 가치증진에 노력하겠습니다. 농업인이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시스템을 개선하고 안정된 판로확보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금은 힘들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농업‧농촌이지만 앞으로 양평의 농업·농촌은 가족과 함께 행복을 꿈꿀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양평군에서는 농업인이 자긍심을 갖고 자랑스럽게 농사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친환경농업 특구의 농업인이라는 자부심이 있고, 양평의 오늘을 있게 했다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좌우명은 무엇인지요?
좌우명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습니다만, 살아오면서 항상 가슴속에 지니고 다니는 글귀 하나는 있습니다. 논어의 양화편에 나오는 말 寬則得衆(관즉득중)입니다. “너그러운 마음씨를 가지면 많은 사람을 얻는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공직생활은 많은 사람과의 만남의 연속입니다. 가시 돋친 마음가짐으로 주민을 마주하면 안 되는 자리입니다. 그분들의 눈빛에서도 몸짓에서도 가려운 곳을 찾아내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공무원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어질고 너그러운 마음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주민들을 대할 때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易地思之(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살펴야 하기에 저는 이 글을 가슴에 지니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