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중리지구, LH와 전국 첫 ‘대토보상리츠’ 시행

LH리츠 “안전하고 투명한 사업으로 토지주들에게 최대 수익 안겨 줄 것”

2019-03-25     정해균 기자
이천중리지구

이천 중리지구 토지주들로 구성된 토지주대토조합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대토보상리츠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대토보상리츠’는 대토보상 방식을 선택한 토지 소유주들이 보상받은 땅을 부동산투자회사(리츠)에 현물 출자해 리츠가 개발한 뒤 분양 시 소유주들에게 개발이익을 나눠주는 방식이다.

대토보상자 중심의 사업이 추진되며 투자자 보호와 LH 등 전문기관이 사업을 추진해 위험을 감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리지구 토지주대토조합(조합장 이재열)은 최근 LH와 함께 ‘이천 중리 대토보상리츠 사업설명회’를 열고 사업 기간, 수익문제, 배당에 따른 세금 문제 등 사업 추진과 관련 논의를 진행했으며, 토지 소유주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2009년부터 추진된 이천 중리택지개발사업은 이천시청 주변의 난개발 방지와 쾌적한 주거 공간 조성을 위해 이천시와 LH가 공동으로 시행하고 있다.

사업비는 4천885억 원이 투입되며, 2021년 12월까지 분양 아파트 3천174가구, 임대 아파트 1천109가구, 단독주택 183가구 등 주택 4천466가구가 건설돼 1만 2천여 명을 수용하게 된다.

전체 사업부지 61만여㎡ 가운데 30만 4천504㎡는 주택용지, 나머지 30만 5천388㎡는 상업·업무시설용지와 도로·공원·학교 등 공공시설용지로 조성된다.

중리지구 토지주대토조합과 LH 등에 따르면 택지개발을 위한 땅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원주민들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그 땅을 떠나야 한다. 자칫 원주민들 사이엔 헐값에 땅이 강제 수용돼 터전만 잃고 쫓겨날 것이라는 인식이 퍼질 수도 있다. 반면 정부는 토지보상금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주민의 재정착률을 높이고, 토지보상금의 적정한 관리를 위한 ‘대토보상’을 시행하고 있다.

대토보상은 토지를 수용당하는 원주민에게 현금 대신 택지개발 내 땅으로 보상하는 방식이다. 공공택지 조성을 위한 토지를 수용할 때는 현금보상이 원칙이지만, 토지소유자가 원할 경우, 사업지에 조성된 땅으로 대토보상을 선택할 수 있다. 현금 보상의 부작용을 막고 택지개발 이익도 원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2007년 도입된 대토보상은 아직 활성화되지 못했다. 현재 대토보상은 LH 등이 부지 조성 절차를 진행하면서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원주민으로선 부지 조성 공사 전 대토 면적을 알지도 못한 채 대토보상을 선택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도 존재했다.

이천 중리지구도 그동안 대토보상을 진행해 오면서 잘못된 대토위치 지정과 민간 업무대행사들의 유인책, 방해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다행히 2017년 12월 대토보상계약을 앞두고 송석준 국회의원의 도움으로 LH경기지역본부장과의 면담에서 대토 위치를 토지공급시점에 토지 소유주의 의견을 반영해 확정하기로 하고 계약이 이뤄질 수 있었다.

문제는 ‘대토보상리츠’가 인기를 끌면서 대토 보상과 이후 개발에 대한 자문 역할을 자처하는 민간개발업체들이 난립해 대토보상 제도가 이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LH에 따르면 개발이익을 원주민에게 나눠주고 원주민의 재정착을 돕기 위한 대토보상의 취지와 다르게 개발업체의 난립과 과당 경쟁, 그리고 편(불)법과 개발이익 편취로 토지주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으며, 민간개발업체의 경우 여러방식으로 개발이익을 가져가는데 하나의 예로 대토보상자의 지분을 개발업체가 60%를 선지급형태로 취득해 개발업체가 수익의 60%를 가져가고 토지주가 40%를 개발이익을 가져가는 반면, LH가 토지주와 함께 개발할 경우 토지주가 개발이익 100%를 모두 가져가게 된다는 주장이다.

LH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사업기획처에서 대토개발리츠를 설립·운영하기로 하고 이천중리지구에서 첫 시범사업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LH금융사업처 이광조 차장은 “토지보상자들의 인식 부족과 민간개발업체의 난립으로 대토보상리츠가 그동안 활성화되지 않았다”며, “LH의 공신력으로 안전하고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해 토지주들에게 최대의 수익을 가져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열 토지주대토조합장은 “지주들이 대토를 받았지만 막상 사업을 시행하려고 보니 대토보상사업의 취지와 다르게 민간개발업자와 업무대행사들의 투전판이 돼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러한 토지주들의 피해를 막고자 LH와 함께 투명하고 안전한 대토보상 리츠사업을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