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을 논하다’…엄태준·송석준, 이천 발전방안 토론
설봉포럼·이천여주경실련 주최 초청 토론회 11일 이천시청서 열려 교통문제해결·수도권 규제철폐 등 4가지 주제 놓고 해결 방안 논의
(황선주·정해균 기자) 엄태준 이천시장과 송석준 국회의원을 초청해 지역발전 방안을 찾아보는 정책 토론회가 지난 11일 이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설봉포럼(회장 채재옥)과 이천여주경실련(대표 김상실)이 ‘새로운 이천을 논하다’라는 주제로 개최한 이날 토론회는 주최측 대표토론자 2명과 엄태준 시장, 송석준 의원이 수도권 규제 철폐 등 이천발전을 위한 4가지 주제를 가지고 각각 주제 발표를 한 뒤 각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채재옥 설봉포럼 회장과 이천여주경실련 김상실 대표는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오늘 이 자리는)이해관계를 떠나 오로지 이천을 위한 역사적인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첫 토론자로 나선 엄태준 시장은 교통문제, 특히 주차문제의 심각성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제안했다.
엄시장은 “교통문제는 원인을 정확히 찾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천시의 자가용 보유비율은 타 시군에 비해 월등히 높은데 이는 대중교통수단이 열악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천의 불법주차대수가 하루 평균 4000대나 되는데 공설운동장 주차타워, 남천상가 주차장, 구 시민회관 주차타워, 택시쉼터 주차장 등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주차대수는 수요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약 1,800여대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시가 추구하는 ‘행복한 이천’을 위해서는 우선 시내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주차타워 신설, 셔틀버스 운영 등 교통발전과 주차난 해결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자율주행차 시대가 되면 현재의 주차 및 도로상황의 1/4정도만 필요하게 돼 주차시설을 다른 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야한다”고도 했다.
설봉포럼 안양원 토론자는 대중교통이 원활해야 주차문제가 해결된다는 엄시장의 주장에 뜻을 같이하며 ▲교통시스템 확충 ▲사설주차장 활용도 향상을 위한 지원 및 세제혜택 ▲서울시의 담장허물기 도입 등을 제안했다.
엄 시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시내버스완전공영제를 목표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대중교통 개선을 통해 자가용 운행을 줄이는 것이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두번째 발표자로 나선 설봉포럼 안양원 토론자는 기존 시가지 도시재생사업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중리마장지구 택지지구, 신둔·부발 역세권은 신도시로 팽창하는 반면 기존 시가지는 노후화돼 쇠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도시와 기존시가지가 균형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터미널부터 설봉공원아래까지 중리천로 전선을 지중화하고 가로수를 심어 걷기 좋은 거리를 조성한 뒤 전기버스를 순환 운행해 교통을 개선하자고 말했다.
이에 송석준 의원은 “중리천로는 도심팽창으로 복개사업이 추진됐는데 복개된 하천 일부를 원상회복 시키면서 양 옆으로 지하 주차장을 확보하면 편리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하천을 시민 문화휴식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엄 시장은 “구도심에서 꼭 필요한 도로를 제외하고 나머지 거리를 차가 없는 거리로 만들면 거대한 공원이 조성될 것”이라며 "도심이 공원화가 되면 사람이 모이고 경기도 살아나서 상권이 활성화 될 것이다. 공원 같은 명품거리를 조성하자“고 했다.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송석준 의원은 “얼마전 하이닉스 클러스터 사업 유치 실패로 인해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느꼈다”면서 “이는 수도권 정비계획법에 기인한 것으로 이를 혁파하는 것만이 이천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도권 정비계획법은 제정된 지 37년이 지나 제정목적을 충분히 달성했고 현재는 오히려 산업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지적하며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면 수도권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법을 철폐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햇다.
이에 경실련 김대록 토론자는 수도권규제 철폐를 위해 시민들이 함께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수도권규제에 따른 인센티브제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물었다.
엄 시장은 “수도권 규제와 함께 이천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도 지정돼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타 지역의 상수원을 위해 규제를 한다면 규제는 받아들이되 이로 인한 손실보상을 중앙정부로부터 받아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이천시는 친환경적이면서 재정자립도가 높은 훌륭한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봉포럼은 안양원 토론자는 “지난해 8월 열린 국회의원 초청토론회에서도 이 문제를 다뤘다”며 “그때 나온 헌법소원을 제기하자는 제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냐”고 물었다.
또 “상수원보호구역에 주어지는 한강수계기금이 어떤 규모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이천시민들은 모른다”며 이에 대해서 알려달라고 했다.
송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규제를 받는 것에 대한 보상을 받아내는 방안도 추진하면서 헌법소원 등과 같은 입법투쟁을 병행해서 수도권 규제개선을 이끌어 내겠다”며 “시민이 함께 해 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경실련의 김대록 토론자는 산업구조 개선을 제안했다.
그는 “이천시는 최근 하이닉스 반도체 경기 활황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다소나마 해결되고 있지만 대기업에 대한 의존이 큰 경제구조는 경기가 침체되면 다시 어려움을 격을 수 있다”며 “대기업 의존 산업구조에서 벗어난 지역산업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그는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직업훈련원이 포함된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센터 설립, 창업하기 좋은 도시를 위한 민·관·학 거버넌스 구축을 제안했다. 또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가 줄고 경제활동 인구도 감소하고 있는데도 이천의 경우 타 지자체에 비해 출산장려 대책이 상대적으로 미비하다”고 지적하며 주거, 출산, 육아지원에 대한 획기적인 정책마련을 요구했다.
그는 청년창업과 청년 기업 육성을 통해 4차산업 기업을 유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엄 시장은 출산장려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저출산은 젊은 세대의 주거비 부담 경감과 육아비용 절감문제 두 가지를 모두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설봉포럼은 안양원 토론자는 “회사와 구직자간 매칭은 이뤄지고 있지만 직업훈련이나 창업지원은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관련 지원 센터 건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4차산업 관련 기업유치에 시와 국회의원이 앞장서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이천은 물이 풍부하고 교통이 편리하며 산업생태계가 왕성한 도시”라며 “의료도시 원주와 혁신도시 청주의 배후도시로서 앞으로 다양한 산업이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뒷받침하고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김대록 토론자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경기도에 판교 등 IT 3대 밸리가 있듯이 이천에도 예스파크에 도자기뿐만 아니라 영상IT 관련 밸리를 조성한다면 더욱 발전된 이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실련 김상실 대표는 마무리 인사를 통해 “그동안 국회의원과 이천시장 개별 토론회는 있어왔지만 시민단체가 패널로 참석해 함께 토론하는 시간은 없었다”며 “오늘 토론회는 어떠한 토론회보다도 값지고 훌륭했다. 이천시 경제발전을 위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러한 토론회가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