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직이나 일에 따라 맡은 부서가 있고 상하 직책 있어…
어느 조직이나 일에 따라 맡은 부서가 있고 상하 직책 있어…
  • 황선주 기자
  • 승인 2018.12.1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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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관리자, 실무자와 정책적 의견을 조율해 이상적 결론을 도출해

或問(혹문) 簿(부)는 佐令者也(좌령자야)니 簿所欲爲(부소육위)를 令或不從(영혹부종)이면 奈何(내하)닛고 伊川先生曰(이천선생왈) 當以誠意動之(당이성의동지)니라. 今令與簿不和(금령여부불화)는 便是爭私意(편시쟁사의)요

➡ 어떤 사람이 묻기를 “부(簿)는 현령(縣令)을 보좌하는 사람이니, 부(簿)가 하고자 하는 바를 현령이 혹 따르지 않으면 어찌 합니까?”정이천(鄭伊川) 선생이 말하기를 “마땅히 성의(誠意)로써 감동시켜야 하느니라. 지금 현령과 부가 불화(不和)한 것은 곧 사사로운 뜻으로 다투는 것이요” 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명심보감 구절이다.

어느 조직이나 일에 따라 맡은 부서가 있고 상하 직책이 있다. 현(縣)에는 관리자(管理者)인 현령(縣令)과 실무자(實務者)인 부(簿)가 있다.


물론 부(簿)는 현령을 보좌하는 사람을 뜻하는데 때로는 현령과 부의 견해가 불일치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할 때 현령은 어찌 할 것인가?


그 견해 차이가 사심 없이 의견이 다를 경우는 서로의 대화를 통하여 조율할 수 있다.
특히 실무자인 하급자 부의 주장이 잘못된 경우, 상관인 현령이 어떤 방법으로 원만하게 업무를 추진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그 유형은 대개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 상관의 권위로 무조건 실무자를 복종하게 하는 경우, 둘째 실무자의 의견을 존중과 성의를 다해 자기의 견해를 진지하게 이해시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 실무자가 기꺼이 상관의 명에 따르게 하는 경우, 셋째 관리자로서의 주관이 전혀 없이 실무자의 주장에 무조건 끌려가는 경우다.

본문에서 이천선생은 두 번째의 경우를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명한 관리자는 실무자의 실무적 자료를 바탕으로 관리자의 정책적 의견을 조율하여 이상적 결론을 도출한다. 실무자는 관리자가 자기의 실무적 자료를 중시한 것에 만족하고 성의를 다해 자기를 설득한 상관에 대해 감동을 느낄 것이다.


가장 나쁜 관리자는 셋째의 경우다. 처음의 독선적 관리자도 문제지만 그래도 성공과 실패가 반반이다. 그러나 셋째의 경우 관리자는 무책임하고 무능한 관리자로 최악의 상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리자는 일이 잘되면 자기 공이라 으쓱댈 것이고 일이 잘못되면 모두 실무자의 책임으로 허물을 돌릴 것이다.


관리자와 실무자가 서로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고 불화(不和)한 것은 공익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고집을 부리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어떤 결론이 나도 일이 성공할 수 없고 잘못 되면 서로 그 과오(過誤)를 언젠가 상대방에게 떠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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