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시가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2022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전국기초단체 부문 최고등급인 1등급을 받았다. 이충우 시장은 민선 8기들어 무려 4등급을 끌어올렸다고 자찬했다.
그러면서 다른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오겠다는 전화 문의가 쇄도한다니 새삼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고 했다. 이 시장이 요즘 '청렴'과 관련해 구설에 올랐다. 이 시장이 구두지시로 국민의힘 A 의원에게 시 예산 수천만 원의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주시의회 A 의원은 한국농어촌공사 여주·이천지사가 관리하는 국유지에 불법으로 나무를 식재했다. 그로 인해 장기간 민원이 발생했다. 지난해 여주시가 시 예산 4천만 원을 들여 A 의원 민원을 해결해 줬다.
본지가 입수한 여주시 '기증수목 이식사업 추진계획' 요약보고서(2022년11월10일)에는 "여주시의회 박두형 의원이 기증하고자 하는 수목을 금은모래강변공원 내 미조성 공원부지로 이식해 향후 가로수 사업 조경수로 사용하고자 함"이라고 적혔다.
요약보고서에는 '시장님 구두 지시사항' 이라는 글이 정확히 명시돼 있다. 시민들은 "시의원 A씨의 시 예산 '특혜 의혹'을 납득할 수 없다"며 분노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메타세쿼이아나무 22주, 은행나무 2주 등 24주를 2022년 11월 ~ 12월 초까지 사업비 3천만 원(시비)을 들여 여주시 멱곡동 372-1, A 의원 농장에 있는 나무를 여주시 연양동 29, 미조성 공원부지에 식재한다고 적었다.
여주시는 A 의원이 국유지에 불법식재한 나무 24주를 지난해 11월 당초 계획대로 A 의원 농장에서 굴취해 연양동 공원부지로 옮겨 심었다. 사업비는 3천만 원보다 많은 4천8만 원이 투입됐다.
앞서 A 의원은 한국농어촌공사 여주·이천지사가 관리하는 여주시 멱곡동 372-1, 농업생산기반시설인 국유지(배수로)70평에 불법으로 메타세쿼이아나무 등 24주를 식재했다.
그 후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농어촌공사 여주·이천지사는 A 의원에게 2022년 6월 21일, 8월 2일 두번에 걸쳐 원상복구를 하라고 공문을 보냈고, A 의원은 농작물 수확 후 작업여건이 가능한 2022년 11월 30일까지 원상복구 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다.
문제는 해당시기가 A 의원이 시의원에 당선된 이후인데다 나무 기증이 이루어진 시기와 농어촌공사 여주·이천지사에 A 의원이 제출한 확약서의 원상복구 시기가 겹쳐 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나무를 옮겨 심고 굴취한 부분을 원상복구 하는데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4천만 원이 넘는 비용을 여주시 예산으로 충당한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산림공원과 행정사무감사에서 여주시의회 정병관 의장은 "여주시 공문을 통해 시와 A 의원의 사전모의가 있었음이 밝혀졌고, 여기에 시 예산을 투입한 것은 심각한 예산남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장은 "A 의원의 나무기증은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을 위반한 행위"라며 "이해충돌방지법 제12조 수의계약 체결 제한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지방자치법 제41조에 따라 해당 지자체 등 공공기관을 감시 또는 조사하는 지방의회의원과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주시 관계자는 "당시에는 문제가 되는 부분을 인지하자 못했고 입찰방식 또한 수의계약이 아닌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관내 조경업체를 선정하는 등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권익위원회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고 권익위원회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진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