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기관 명칭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공식 변경하고 신임 상근부회장에 김창범 전 인도네시아 대사를 선임했다고 18일 밝혔다.
한경협은 “주무관청인 산업통상자원부가 기관명 변경을 포함한 정관 변경을 승인해 55년 만에 새 이름을 쓰게 됐다”고 했다.
한경협은 김창범 전 대사를 상근부회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영문학과와 미국 존스홉킨스대 대학원 등을 졸업한 김 부회장은 외무고시(15회)를 거쳐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의전비서관, 주벨기에 EU 대사(2012~2015년), 서울시 국제관계대사(2015~2018년), 주인도네시아 대사(2018~2020년)를 거쳤다. 작년부터는 비상근직인 태평양도서국 담당 정부 대표를 맡아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도 돕고 있다.
한경협은 “신임 김 부회장은 오랜 외교관 생활을 토대로 국제무대에서의 경험과 지식을 갖췄고, 류진 회장을 도와 한경협이 글로벌 싱크탱크로 환골탈태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해줄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앞서 한경협은 지난달 22일 임시총회에서 기관 명칭을 바꾸고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 통합하는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은 한경협에 회원사로 합류하게 됐다.
◆류진 회장 “옐로카드 받고 시작...국민들이 기회주신 것”
류진(65)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이 다음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출범을 앞두고 “저희가 과거에 잘못했으니까 축구로 치면 옐로카드 상태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기회를 한 번 더 주신 것 같다”고 했다. 류 회장은 14일(현지 시각) 폴란드 동남부 크리니차에서 본지 등과 인터뷰하며 이같이 밝혔다.
류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 등 경제사절단 22명과 함께 12~15일 크리니차에서 열린 정치·경제·안보 포럼 크리니차 포럼에 참석했다.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이자, 전경련 회장으로서는 마지막 공식 일정이다. 전경련이 오는 18일 한경협으로 명칭을 바꿔 새출발하기 때문이다.
류 회장이 ‘선수들이 반칙을 했을 때 경고를 의미하는 표시’인 옐로카드를 받았다고 언급한 이유는 ‘정경 유착의 고리’라는 전경련의 오랜 오명 때문이다. 2016년 이른바 ‘국정 농단’ 사건 당시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 등 100개 회원사가 일괄 탈퇴하면서 전경련의 위상은 곤두박질쳤다. 이후 주요 정부 행사에서 배제됐다. 법정 경제 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경련 역할을 대신했다.
4대그룹의 대다수 계열사들은 최근 한경협 재출범을 계기로 전경련에 다시 합류했다. 한경협은 정경 유착 등 외압을 차단할 윤리위원회를 만들어 윤리 제재 최소 금액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류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가 전경련 이름으로 참석하는 마지막 행사”라며 “존경받는 한경협이 되겠다”고 했다. 또 4대 그룹의 재합류에 대해 “비판이 크지 않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전경련은 최근 쿠팡·네이버·카카오·우아한형제들·하이브 등 IT·엔터 기업들에 회원사 가입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