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잎처럼 싱그러운 유월, 녹색의 계절인 유월이 오면 사람들은 어쩌면 다가올 무더위에 대비해 에어컨과 푸른 바다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그렇기에 유월은 왠지 다른 달과 달리 경건한 마음으로 지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웃음은 선조들의 애국정신으로 되찾은 행복이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시련을 겪고 살아온 역사를 안고 있다. 그 중, 우리 기억 속에서 지울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6․25사변일 것이다. 전쟁은 우리에게 너무도 많은 피해를 가져왔다. 전국토가 폐허가 되고 초토화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수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다시 일어섰다. 지금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 있다. 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아픔과 후진국의 설움을 극복해낸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한국이 발전하게 된 밑거름이 무엇인가에 대해 한 번쯤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옛어르신들의 나라사랑에 대한 절박한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쟁에 나가 싸우다 돌아가신 선조들의 희생은 두말할 것도 없이 소중하다. 또한, 전쟁이 끝난 후 나라를 일으켜 세우고 나라의 부흥을 위해 애써오신 옛어르신들의 정신을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언제까지나 가슴에 담아두어야 한다. 그분들의 애국정신을 이어받아 작은 일이라도 나라에 보탬이 되는 존재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애국심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애국심은 바로 우리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을 바로 가질 때 생기는 것이라 본다. 개인의 이익보다는 공동으로 공유할 수 있는 생활에 앞장서는 것이 애국심의 근원이 될 것이다. 가족에 대한 사랑도 좋지만 이 사회를 탄탄하게 받쳐줄 수 있는 공동체 의식이 중요할 것이다.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 보듬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한 개인의 심성이 올바르면 그것이 바로 나라사랑의 바탕이 되는 게 아닐까. 가끔 버스를 타고 거리를 지날 때, 서로 먼저 가려는 자가용과 택시, 트럭들이 얽혀 있어 복잡한 도로의 모습을 볼 때가 많다. 어느 나라인가 생각은 나지 않지만 들은 이야기가 있다. 그 나라 사람들은 출근길에 좁은 골목길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하고 있으면 아무리 바빠도 그 가운데를 가로질러 가거나 비켜달라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옆으로 비껴갈 길이 없으면 대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준다는 것이다. 이것은 남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다. 물론, 바쁜 출근길에 그 정도의 여유를 갖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차를 몰고 다니면서 서로 먼저 가려고 하는 급한 성격과는 대조적이다. 나라사랑은 그다지 큰 데서 얻어지는 일이 아니다. 선조들의 넋을 기리는 유월의 하늘이 그저 맑기만 하다. 아가들의 맑은 눈망울을 바라볼 수 있게 하고, 푸른 잔디에 찬란한 햇빛을 쏟아내리게 하는 유월은 먼저 가신 어른들의 생명과 맞바꾼 것이다. 이처럼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초록빛 여름날의 풍경을 남겨주신 선조들의 서럽고 힘들었을 눈물이 더욱 마음에 와닿는 6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