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이 주인이고 시민이 중심인 특별한 이천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힘차게 출발한 민선 7기 엄태준 시장의 시정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이천시가 최근 지역의 주요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상반된 주민들과 마찰을 빚으며, 그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민이 주인인 이천’을 만들기는커녕 시민 의견을 묵살해 행정불신만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엄태준 시장의 현명한 대처가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
#구만리뜰 공원화 계획 백지화 요구
이천시 안흥동 구만리뜰 공원화 계획 반대와 관련해(본지 5월 28일자 11면 보도) ‘구만리뜰 도시공원 추진 반대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후성)’는 지난 7일 이천시청 앞에서 사업 백지화 요구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서는 구만리뜰 토지주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가두 시위 차량까지 동원됐다.
이들은 ‘구만리뜰 공원화 계획을 철회하라’, ‘수변공원은 복하천에, 농지에 공원이 웬말이냐’, ‘내가 낸 세금으로 내 땅을 빼앗는구나’, ‘농민의 삶의 터전 빼앗는 이천시장 각성하라’, ‘강제수용 결사반대!’ 등의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구만리뜰 개발 백지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구만리뜰 44만㎡의 광범위한 면적을 공원화하면 수천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이 예상된다”며, “이렇게 많은 세금을 사용하면서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강행해야 할 꼭 필요한 사업인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공원이 많고 이천의 숙원사업들이 많은데 구만리뜰 공원화 사업을 왜 추진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계획하면서 타당성 조사도 하지 않고 토지주들과 아무런 소통도 없이 강제수용 절차를 밝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후성 비대위원장은 “구만리뜰은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삶이고, 땀이고, 눈물이고, 우리의 꿈인 구만리 뜰이 사라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천시는 구만리뜰 개발을 전면 철회하라.”고 호소했다.
이에 앞서 이천시의회 김하식 의원도 제202회 이천시의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구만리뜰 도시계획시설 조성’과 관련해 ‘법과 절차’만 내세우는 이천시의 ‘먹통 행정’을 질타했다.
김 의원은 “구만리뜰 도시계획 시설 조성의 목적은 시민의 여가 생활과 도심의 주차난 해소를 위한 주차 공간 확보라는 취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사업이 축제 개최를 위한 광장 규모의 적절성, 주차난 해소가 가능 한지에 대한 타당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서 조목조목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법과 절차만을 내세워 시정을 주도하려는 현재의 구만리뜰 개발이 ‘시민이 주인인 이천시’가 맞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천시민 모두가 공감하고, 토지주들의 재산권 상실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시정의 투명성과 포용성이 전제된 개발로 추진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비대위 측은 엄태준 이천시장과 시장실에서 약 1시간가량 면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엄 시장이 비대위와 면담 중에 70세가 넘은 지역 어르신에게 “눈을 쳐다보면서 말하세요”라며 훈계하듯 말한 사실이 SNS와 유튜브를 타고 ‘막말 발언 동영상’으로 ‘일파만파’ 확산, 또 다른 논란을 빚고 있다.
실제로 유튜브를 동영상을 보면 구만리뜰 비대위 측 한 어르신이 말하고 있는 도중에 엄 시장이 말을 끊으면서 “눈을 쳐다보면서 말하세요”, “계속 쳐다보시면서 하시라구요”라고 말한다. 이에 어르신은 붉은 띠를 두른 모자를 벗고 화를 참으며 못다 한 말을 잇는 모습이 나온다. 어르신은 말씀 도중에 분을 참지 못하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이에 엄 시장은 그 자리에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눈을 보면서 이야기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하고 이날 저녁 다시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식사를 하면서 이들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악근린공원 민간개발 특례사업 반대
이천 부악공원 민간개발 특례사업 백지화 요구를 위한 양정학교 부악공원 민간개발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의 반발(본지 5월 21일자 11면 보도) 수위도 점점 높아가고 있다.
엄태준 이천시장은 지난 7일 시민청원에 올라온 ‘이천부악근린공원 민간개발 특례사업 조건부 승인 취소 청원’에 대한 답변을 했다.
엄 시장은 답변에서 수십 년 전부터 부악근린공원 조성계획이 마련돼 절차에 따라 진행돼 왔고 도심지에 공원이 조성되기를 바라는 시민들 기대를 저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돼 시민들의 실망감이 매우 클 것과 함께 이번 청원에서 양정학원 측이 주장하는 방안인 양정학원 부지만 제외하고 진행할 경우 양정학원에 대한 특혜 의혹과 타 토지소유자들과의 형평성 논란을 사회갈등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천시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방안은 부악근린공원이 도시계획 및 도시공원위원회 자문을 거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안서를 수용한 사항으로, 앞으로 공원조성계획 변경 결정전에 주민의견 청취, 전략환경영향평가, 각종 위원회 심의를 통해 보다 면밀히 검토해 친환경적인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교육환경 및 안전성 저해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양정여중·고등학교 뒤편의 임야는 접근 동선을 배제해 최대한 원형을 보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양정학교 비대위는 지난 13일 입장문을 발표, 이천시의 시민청원 답변에 대해 반박했다.

비대위는 입장문에서 양정학원에 대한 특혜 및 형평성 논란에 대해 공원부지에서 해제된 곳에 사적 이익을 위한 건축이 이뤄진다면 특혜시비가 일 수 있지만, 무엇보다 공공성이 높은 교육관련 시설물(기숙사, 체육관 등) 건립이 가능해진다면 교육환경의 질적 향상이 가능해지고 이는 후대 사회를 이끌어 갈 미래 인재들에 대한 교육목적 사업이며, 공공성이 높은 사업에 사회갈등이 생긴다는 주장은 오히려 갈등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또, 부악공원이 아니더라도 인접 설봉공원이 시민에게 복리 증진에 기여하는 공원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고 학교법인 양정학원 토지 중 교육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면적(학교에 인접한 토지면적)은 2만2천454㎡로, 특례사업면적 14만1천765㎡에서 양정학원 토지 2만2천454㎡를 제외해도 11만9천311㎡는 민간공원사업이 충분히 가능한 면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시의 교육환경 및 안전성 저해문제에 관해 안전펜스, 보안등, CCTV는 공공이 이용하는 시설물인 경우 필수적 시설물로, 양정학원 안전을 위한다는 것은 생색내기로 강제수용을 통해 시에 기부채납이 되면 이천시의 땅으로 시간이 지나 공원관련 시설물을 설치하거나 교육환경을 저해하는 여러 행위가 일어나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서 이천시는 교육의 공공성과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활동은 안중에도 없으며, 교육의 공공성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을 민간사업자의 이익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사업시행 부지에 포함 시켜야만 하는 간절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6일 양정총동문회 부악근린공원 민간개발 반대 추진위원회(위원장 이금선)는 이천시 중앙통 문화의 거리에서 부악공원 민간특례사업 반대 집회를 벌이면서 엄태준 이천시장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금선 추진위원장은 “지난 5월 3일 비대위를 출범하면서 앞서 4월 양정총동문회 체육대회에서 엄 시장이 사적인 감정을 내세워 축사를 거부한 채 자리를 떠난 것과 관련해 정식으로 공개사과 할 것을 요청했으나 당시 상황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일부 공무원들마저 학교 관계자와 동문회의 잘못으로 치부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시민이 주인인 이천’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소통없이 진행하는 ‘불통갑질행정’만 난무하고 있다”며, “양정총동문회를 무시하고 축사를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사과는커녕 이천시 관계자들은 상황을 왜곡하며, 사태를 점점 더 악화시키고 있어 양정총동문회 비대위는 사과 요청문을 공개 게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