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배우 랑연에 대한 소개와 성장과정을 듣고싶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공부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창작활동과 춤을 추고 노래하는 걸 아주 좋아했었어요. 덕분에 피아노도 열심히 배웠고 초등학교 3학년 시절 합장단에 들어가기도 했죠. 평소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 음악을 하다 성대결절 온 적 있어도 있어요(후훗) 또한 활동적인 성격에다 호기심도 많은 성격이어서 궁금한 것은 반드시 물어봐야 직성이 풀렸죠..
학교는 이천에 위치한 설봉초, 양정여중고를 졸업했어요.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는 성격 탓에 도저히 노래를 포기할 수 없어서 중3때 혼자 서울에 위치한 MBC아카데미를 찾아가 등록해 다니기도 했어요.
개인적으로 가수를 꿈꾸기도 해서, 대학 실용음악과 꼭 가고 싶었지만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지 못해 마침 어머니께서 ‘뮤지컬’을 제안하셨어요.
그래서 결국 여주대 뮤지컬전공으로 입학했고 이어 2013년도 단국대 공연예술학과 뮤지컬전공 편입시험에 당당히 합격했죠.
저는 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학구열은 남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건 아마 단국대에서 1학기 지내는 중, 버클리 음대(재즈보컬)에 합격했을 때 같아요.
그 당시 버클리 음대에서 15명의 합격생중 아시아인 여자 재즈 보컬로 감사하게도 제가 합격이 되었어요.
합격하자마자 고민의 시간을 갖기위해 곧바로 휴학을 하고 버클리 보컬로 준비와 피아노와 기타같은 음악예술을 하기 위해 토플 공부와 음악 치료 분야의 공부도 했었죠. 온전히 음악적 식견를 넓히기 위함이었어요.
하지만 문득 학비와 레슨비에 대한 부담을 부모님께 드리고 싶지 않았고 굳이 뮤지컬 전공을 버리고 대학원도 아닌 버클리 음대를 가는 것이 단순히 학위를 따기 위한 목적은 아닐까 하는 회의가 들었어요.
물론 음악적 견해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고 또 하나의 꿈이었지만 개인적으로 뮤지컬 배우로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제 진솔한 모습처럼 느껴졌거든요.
생각해보니 대학에 대한 타이틀 욕심이 있었던 것 같은데 굳이 수억을 들여 다시 학위를 딸 필요가 있을까?하고 고민한 것도 사실이어서 우선 학교의 타이틀보다 현재의 학교를 신뢰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단국대로 복학하기로 결심했던 것 같아요. 지난 날을 돌아보니 저는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서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해온 것 같네요..

랑연이란 이름이 특이한데 본명인가요?
본명은 ‘랑연’이라는 이름이 맞습니다. 김랑연인데 세 글자 발음이 어려워 그냥 ‘랑연’이라고 했어요. 다만 김정아란 이름을 제가 스물 네 살이던 지난 2011년에 개명을 했고
밝을 랑 즉 달이 밝다는 뜻에 사랑할 연의 한자를 쓰고 있습니다
랑연 왠지 밝고 사랑스런 느낌이 들지 않나요?
랑연이라는 이름 덕분에 팬들로부터‘사랑스런 달빛’ ‘러블리 문라이트’이란 닉네임과 애칭도 얻게 됐어요. 저는 제 이름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
아버님과 어머님 등 가족에 대한 소개
딸로서 그분들을 바라보면 존경스럽습니다. 제가 뮤지컬 배우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아버지의 기술적인 면과 활동적인 면, 운동신경을 많이 닮은 덕분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여기에 어머니의 예술적인 감성을 많이 닮은 거 같아요.
어머니께서 항상 말씀해주신 부분 중에 “뮤지컬이란 배우는 감성적인 면이 필요하다. 텍스트를 읽고 대본을 제대로 분석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해주셨어요.
운동신경이 제가 좀 있는 편이어서 학창시절 저희 언니를 괴롭히는 사람들과 싸워 이긴 적도 있어요. 불의를 보면 못참기도 해서 앞으로 제게 액션배우의 기회가 온다면 꼭 하고 싶기도 해요.

작사가로서 음악 활동을 한 사연도 있다고 들었는데?
아 기자님 어떻게 아셨어요? 후훗‘그대라면’‘새벽1시 반’이라는 음악의 가사를 제가 직접 작사했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이 항상 일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쉬는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우연한 기회에 리틀잭 공연의 편곡자를 만나서 작사가 제안을 받게 됐어요. 모든 창작 활동은 결이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랑’이라는 것을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곡을 왠지 쓰고 싶었어요.
공백기에 첫 작사를 한 ‘그대라면’ 곡을 자칫 처음 들으면 우울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 노래가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곡이예요.
자세히 들어보면 “돌돌돌 차갑게 쌓인 눈 위에 떨어진 꽃잎이”이라는 중의적인 가사를 담고 있거든요.
살아가면서 ‘사랑’에 대한 상처보다는 ‘사람’에 대한 상처를 받은 기억으로 가사를 만들었어요. ‘그대라면’이라는 곡 덕분에 인연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꽃잎이 따듯한 온기를 상징하는 것처럼, 다시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된 음악이죠.
또‘새벽 1시간 반’은 헤어졌지만, 새벽 1시반 습관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보러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당시 느꼈던 감성과 상황을 연출해 가사를 떠올렸어요. “도로 위의 화살표는 너를 향해 있는데… 도로 위에 너를 향해 달려가는데…”라는 가사는 “너는 나로부터 달려간다. 내가 달려갈수록 너는 나로부터 달려가.”는 뜻으로 ‘나는 너를 바라보고 있는데 너는 나를 바라보지 않는다’는 사랑 이야기의 감성적인 곡입니다.
좌우명이나 생활신조 철학이 있다면…
특별한 좌우명은 없지만“나만의 휴식하는 시간을 갖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노력하자!”고 항상 다짐합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공백 기간에도 멈춰있지 않았고, 성악가나 발레리나가 몸을 트레이닝 하듯이 저 또한 노래 연기 춤 계속해 제 자신과의 싸움을 했던 것 같아요. 가끔은 내가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왠지 싸움에서 버티는 느낌도 들었죠.
하지만 늦깎이 배우 생활이긴 하나 돌아보면 지금 이 기회가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외모보다 실력이고 양보다 질’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하고 있어요. 외모도 물론 배우의 장점이긴 하나 외모는 꾸준히 가꿀수록 예뻐지는 것 같다 이 밖에도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철학은‘평화주의자’와 ‘홍익인간’의 정신입니다.
뮤지컬 배우이면서 부흥로1번지 까페를 운영하고 계신데, ‘부흥로1번지’는 어떤 의미인가요…
부흥로라는 이름은 자칫 중국 음식점 같겠지만, 이천시 부발면의 ‘부’와 여주시 흥천면의 ‘흥’자를 따서 지은 지명이에요. 부흥로1번지는 말 그대로 까페가 부흥로 1번지에 위치해 있어서 아버지의 아이디어로 지은 것입니다. 까페 홍보를 많이 안했는데 주소와 상호명이 같아 메리트가 있는 것 같아서 아버지의 아이디어를 존중하기로 했어요. 왠지 랑연이란 이름처럼 잘 지은 거 같아요. 언젠가 이 곳이 문화 예술적인 공간으로 재탄생되어 부흥됐으면 합니다.
배우 입문 과정와, 잭과 메리 역의 ‘해적’주인공으로서의 소감은
2008년도‘파이란’이란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에서 배우로 데뷔를 했어요. 이어 2011년 뮤지컬 ‘그리스’작품에서 패티 (부학생회장) 역을 맡아 알리는 계기 됐고 첫 주연 뮤지컬로서 대학로에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 건 ‘리틀잭’이라는 2인극 작품을 통해서예요
'해적'이란 작품은 젠더프리 캐스팅 창작뮤지컬로 올해 많은 사랑을 받은 초연작품 입니다.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두명의 배우가 2시간 가량동안 스토리를 끌어가요. 그만큼 소화해야 하는 넘버의 수도 많고 1인 2역 3역까지 소화하며 인물이 다양하게 바뀌기도 합니다. 해적은 육지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이 각자의 사연으로 나를 찾아 바다로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을 합니다. ‘그리고 그 곳에 해적들이 있었다’ 즉 ‘해적’은 같은 배를 탔던 선언들의 우정이 얼마나 뜨거웠는 지 모른다는 것을 상징하는 대목이에서 알수 있듯이 나에서 우리를 찾는 과정 그리고 여러 가지 형태의 사랑과 인간적인 삶의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끝으로 제일 힘들었고 제일 행복했던 작품이 ‘해적’이고 뮤지컬배우로서 성장케 해준 작품 또한 ‘해적’이라는 공연이었습니다.

뮤지컬의 매력을 어필한다면
우리가 상상하는 일반적인 드라마를 무대 위에 표현해주는 드라마…
즉, 우리의 삶을 우리가 상상만으로 끝낼 수밖에 없는 것을 무대 위로 올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뮤지컬이 연극과 다른 점은 음악적인 요소 활용이 가능하고, 사용하는 기술적인 장치 또한 달라 대사로 서술하기보단, 노래 안에 분위기와 곡의 분위기에 맞춰 함축적인 가사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또한 굳이 가사가 없어도 곡만으로 표현이 가능한 예술이예요.
다이나믹한 인간사의 모습과 역동적인 삶과 이상을 한 번에 올려놓은 예술이 뮤지컬입니다. 종합으로 묶어놓은 매개체인 뮤지컬을 많이 사랑해주셨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