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된 인사란, 역할과 주어진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올바른 사람(right men)’을 찾는 것
균형된 인사란, 역할과 주어진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올바른 사람(right men)’을 찾는 것
  • 황선주 기자
  • 승인 2019.09.23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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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전집 120장을 보면

‘무편신이위간소기(毋偏信而爲奸所欺). 무자임이위기소사(毋自任而爲氣所使).
무이기지장이형인지단(毋以己之長而形人之短).
무인기지졸이기인지능(毋因己之拙而忌人之能)’란 문장이 나온다. 이를 해석하면

“한쪽만 믿음으로써 간계(奸計)에 속는 사람이 되지 말고, 잘난 체하여 객기를 부리는 사람이 되지 말라. 자신의 장점을 자랑하기 위해 남의 단점을 드러내지 말 것이며, 자기가 졸렬치 않다 하여 남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는 자가 되지 말라. ”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이 글은 다음과 같이 우리가 가져야 할 네 가지 마음가짐 즉, 첫 째 일부 사람의 의견만 곧이곧대로 믿다가 속임을 당하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하며, 둘 째 자신에게 맡겨진 큰일에 쫓기다가 자기 자신을 잃는 자가 되면 안된다는 것이다.

셋 째, 자신의 장점을 내세우기 위해서 남의 단점을 흉보지 말고 넷 째, 자신이 유능하다고 해서 남의 재능을 우습게 보면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글은 ‘한 쪽만 믿으면 속는다’는 의미도 함께 내포하고 있는데, 사람들을 이끄는 지도자적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친분이 있거나 가까운 사람이 얘기하는 한 쪽의 이야기만 귀를 기울일 때가 많다. 사람을 고용하거나 인사를 단행할 때도 마찬가지며, 기자라는 직업 또한 그러한 경우의 수에 부딪히게 된다.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야 하는데 일부 한쪽에만 편향되어 듣거나, 기사를 쓰는 경우가 왕왕 있다. 나 또한 그러한 오류를 범한 적이 없지 않아 있지만, 항상 그 부분을 주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6일 여주시청에서 5급 인사 예고(행정 4명, 세무 1명, 사회복지 1명, 녹지 1명, 시설 2명, 농촌지도사 1명)가 발표됐다.

이항진 시장이 사무관 5급 승진 인사 10명에 대해 파격승진(?)을 예고하고 공직사회에 무리한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일부 공무원들에게 심리적 박탈감을 안겨줬다는 평이 일면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즉 경력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한 인사였다는 지적이 일었다.

고 경력직 직원들의 사기 저하와 인사행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는 의견과 함께 대단한 전공이 있다 해도 아이젠하워식의 초고속 승진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항진 여주시장의 인사가 파격적인 것이 아니라, 느슨해진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불어 넣어줌으로써 이제는 경력이 중요한 것이 아닌 실력으로 평가받고, 절대적 평가가 아닌 상대적 평가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항상 인사는 발표 때마다 뒷말이 무성했었을 뿐 아니라, 내로남불처럼 인사 결정 때마다 잘됐다는 평가보다는 잘못됐다고 평가되는 것이 다반사라고 했다.

일부 발탁인사 경우, 다른 고참 팀장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겼다는 지적도 물론 있지만, 젊은 공무원도 얼마든지 열심히 일하면 승진할 수 있는 시스템과 새로운 공직 분위기 조성을 만드는 인사라는 시각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과 상황에서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새롭고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직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인사 정책에 있어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무능한 직원을 승진시키지 않고 자기와 비슷하거나 그 이하의 사람을 승진시키는 것, 유능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서 유능한 이들을 적극적으로 승진시킬 수 있고, 무능하고 평범한 이들은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주는 그런 인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의 의견들이 사람마다 분분하고 시시각각 다르다.

채근담(菜根譚)에서 “한쪽만 믿음으로써 간계(奸計)에 속는 사람이 되지 말고, 잘난 체하여 객기를 부리는 사람이 되지 말라. 자신의 장점을 자랑하기 위해 남의 단점을 드러내지 말 것이며, 자기가 졸렬치 않다 하여 남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는 자가 되지 말라.” 고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그런 사람이 최종 인사로 발탁되는 경우가 아무런 흠결이 없다 하겠다.

각 과장의 핵심 자질이 무엇인가? 하는 고민과 함께 그런 자질을 갖춘 인물을 승진시키는 것이 올바른 인사의 핵심이다.

그 역할과 주어진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올바른 사람(right men)’을 찾는 것으로 일의 성격과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해 책임과 능력에 기반한 인사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공직자 사이의 상식과 기강을 지나치게 역행하지 않는 균형된 인사이다.

승진 인사에 있어서 ‘적응력이 뛰어나고 유연한(adaptive, flexible)’ 직원을 발탁하고, 열정적이고 결단력 있으며 동료와 협력할 줄 알고 믿음직한 인물이 돼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어느 특정 부서에 인사를 편중하거나, 직원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기피 부서에 대한 무관심은 공직 사회에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고경력 근무자, 읍면동 근무자의 근무 환경에도 큰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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