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못 나가는 답답한 일상 꽃 가꾸며 힐링하세요”
“밖에 못 나가는 답답한 일상 꽃 가꾸며 힐링하세요”
  • 정해균 기자
  • 승인 2020.03.23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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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이천 ‘하일꽃농장’
자동화된 첨단 유리온실서 키운 제라늄 300여종 온라인 판매로 높은 수익 창출
따스한 봄바람 부는 춘삼월이 됐지만,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경기가 더욱 꽁꽁 얼어붙으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고 있다. 특히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화훼시장의 급격한 위축과 출하감소 등으로 화훼농가들은 누구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도 오히려 꾸준한 매출 증가세를 보이며, 변함없이 높은 판매량을 자랑하고 있는 화훼농가가 있어 새연합신문이 찾아가 봤다.[편집자주] 
△하일꽃농장은 8천900여㎡의 유리온실 속에서 홍완식(왼쪽에서 두번째) 대표를 비롯해 아내 양현자 씨, 딸 홍민희 씨, 아들 홍해수 씨 등 4명의 가족이 꽃과 함께 성공한 인생을 가꾸고 있는 올해로 42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화훼농장이다.
△하일꽃농장은 8천900여㎡의 유리온실 속에서 홍완식(왼쪽에서 두번째) 대표를 비롯해 아내 양현자 씨, 딸 홍민희 씨, 아들 홍해수 씨 등 4명의 가족이 꽃과 함께 성공한 인생을 가꾸고 있는 올해로 42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화훼농장이다.

이천시 백사면 모전리에 소재한 하일꽃농장은 8천900여㎡의 유리온실 속에서 홍완식(65) 대표를 비롯해 아내 양현자 씨, 딸 홍민희 씨, 아들 홍해수 씨 등 4명의 가족이 꽃과 함께 성공한 인생을 가꾸고 있는 올해로 42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화훼농장이다.

지난 1978년부터 화훼를 시작한 홍 대표는 2011년 세계농업기술인협회장, 국립한국농수산대학 현장교수에 이어 2012년 경기도 농업CEO연합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화훼분야 전문가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 이 농장의 유리온실에서는 300여 종류의 제라늄과 시즌상품으로 카네이션, 기타관엽식물 및 초화 등을 재배하고 있으며, 비닐온실, 노지 재배장, 가공실, 체험장, 식물공장 등을 갖추고 철저한 생산관리로 품질이 우수해 연간 6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홍 대표는 1978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결혼과 함께 서울시 강동구 하일동(현재 강일동)에 땅 991㎡을 빌려 ‘하일꽃농장’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꽃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미사리 조정경기장 주변과 서울 근교의 꽃 가꾸기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성공한 화훼인의 길을 걷게 됐다. 하지만 그도 외환위기 앞에서는 기가 꺾일 수밖에 없었다.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그는 1998년 하일동과 미사리에 있던 2개의 농장을 처분해야 했다. 그러나 낙심하기보다 ‘다시 한번 제대로 해 보자’는 각오로 재배 여건 개선에 관심을 두고 좀 더 선진화된 자재를 구하려고 매년 화훼농업 선진국으로 견학을 다녀오는 등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위해 노력한 결과 자신만의 재배법을 개발하고 난방장치 등을 직접 고안해내기도 했다.

1990년 이천시 신둔면에 제2농장을 운영하면서 이천과 연을 맺게 된 홍 대표는 외환위기 이후 이천으로 내려와 2000년 백사면 모전리에 화훼단지를 조성했다가 이듬해 현 위치에 다른 모든 농장을 통합 확장해 첨단 유리온실 화훼단지를 설립했다.

이듬해인 2010년 한국농수산대학 현장실습장으로 지정되고 제2회 경기도시클라멘 품평회 은상, 경기도농업CEO수상, 세계농업기술상 대상, 경기도지사표창 등을 수상했다.

또한, 2013년에는 스마트폰 이용 원예시설 생육환경조성기술사업 시범농가로 선정됐다. 핸드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유리온실 내부의 온도, 관수, 습도, 이산화탄소를 원격으로 조정해 적절한 생육환경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팜이다.

홍 대표는 24시간 핸드폰으로 어디서든 농장 내부 상황을 수시로 체크하면서 하우스 내외부에 설치된 카메라(CCTV)영상으로 기기의 작동상태와 생육상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이상 발생 시 제어반, 컴퓨터 알림, 스마트폰 문자 전송 등으로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다.

이렇게 ICT첨단기술을 활용한 시설설치를 통해 노동력 절감과 자동제어관리시스템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주변의 많은 화훼농가들이 견학방문을 하는 등 모범농가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적절한 생육환경을 수시로 확인하고 즉각적인 대응조치가 가능해 품질향상을 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음은 물론 동시에 생육환경 조절로 노동시간도 상당 부분 절감됐다.

홍 대표는 재배 기술뿐 아니라 유통에도 일찌감치 눈을 떴다. 잘 재배하는 것 못지않게 잘 파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2012년 HS Flower라는 상호로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해 통신판매를 개시했다.

하일꽃농장이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비결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온라인 매출이 70%에 이르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회적 거리 두기로 사람들이 밖에 나가지 못하면서 집에서 꽃을 키우고 가꾸는 사람들이 많아져 오히려 매출이 늘고 있는 분위기다. 온라인을 통한 유통의 흐름을 바꿀 수 있었던 데는 아들 홍해수 씨의 역할이 컸다.

하일꽃농장을 직접 방문한 소비자들이 구입할 화훼를 고르고 있다.

현재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비롯해 실제적인 경영을 이끄는 홍 씨는 평생 화훼업에 종사한 부친의 영향으로 대학에서 화훼학과를 전공했고, 2012년 졸업 직후 바로 부친과 함께 영농을 시작했다.

화훼는 상하기 쉽고 줄기가 부러지기도 다반사라 그동안 온라인 배송이 쉽지 않았다. 홍 씨는 디자인을 전공한 누나 홍민희 씨와 함께 화훼 배송법을 1년여간 연구했다. 주변 가까운 지인들에게 시험 배송을 하며, 화훼가 어떤 배송 환경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파악했다.

연구 끝에 홍 씨는 화훼를 묶은 끈을 포장 상자 바깥에 고정했다. 이렇게 하면 배송 중에도 상자 안의 화훼가 흔들리지 않고 고정돼 있다. 또 화훼를 특수 제작한 비닐로 싸고 신문지로 마감해, 습기가 사라지지 않으면서도 방풍 효과까지 거뒀다.

이를 통해 이제는 화훼를 공산품처럼 판매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파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클레임도 많고 생물이다 보니 재고 부담도 크다. 하지만 생산자이기 때문에 모든 재고 부담을 떠안을 수 있으며,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고객의 입장에서 클레임을 해결해줘 현재 온라인 쇼핑몰 회원수는 7천 명이 넘어섰다. 하일꽃농장은 앞으로 온라인 매출을 9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홍완식 대표는 “모든 화훼를 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가꾸고 판매한다. 그렇기에 더욱 정성을 기울일 수밖에 없으며,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아예 판매하지 않는다. 정성들여 잘 키운 화훼들이 좋은 소비자를 만나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바라던 대를 이은 후계 영농의 꿈을 이뤄 더 크게 바라는 것은 없지만 앞으로 토지매입이 가능하다면 어르신들을 비롯해 누구나 와서 꽃을 보고 힐링하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생산뿐 아니라 교육과 서비스가 원스톱으로 이뤄져 사회 공헌 활동에도 앞장서는 하일꽃농장이 되고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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