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립화장시설, 여주시 VS 이천시 갈등으로 비화
이천시립화장시설, 여주시 VS 이천시 갈등으로 비화
  • 황선주 기자
  • 승인 2020.09.07 1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천시, 부발읍 수정리 선정…여주시장·시의회 반대 입장 공개 표명
이항진 시장 “여주시민과 합의없이는 사업추진 불가능”
△여주시는 “능서면 주민들이 반대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음에도 부지 선정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여주시는 “능서면 주민들이 반대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음에도 부지 선정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이천시가 시립 화장장 부지가 ‘부발읍 수정리’로 선정됐다.
△이천시 ‘부발읍 수정리’가 시립 화장장 부지로 선정됐다.

 

이천시가 최근 부발읍 수정리를 시립화장시설 최종 후보지로 선정한 것과 관련해 여주시가 시장 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의회도 반대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고 있어 화장시설 건립 문제가 여주시와 이천시의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이항진 여주시장은 지난 4일 반대 입장문을 발표하고 “여주시민과 합의하지 않고는 이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화장시설 건립이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지 않은 사업추진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이항진 여주시장이 이천시화장장 관련 능서마을을 방문했다.
△이항진 여주시장이 이천시화장장 관련 능서마을을 방문했다.

이 시장은 “화장장 부지 발표 이후 이천시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기다려 왔으나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후속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입장문을 발표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천화장장추진위가 선정한 부발읍 부지는 여주시 능서면 매화리, 양거리, 용은리와 인접한 곳”이라며 “그동안 능서면 주민들이 반대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음에도 부지 선정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그는 “해당 부지의 경우, 여주시민 뿐 아니라 이천 부발읍민도 집단 반발하고 있는 곳이다. 건립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예상될 뿐 아니라 여주시와 이천시 간 충돌로 비화될 수 있다”며 “이번 일로 돈독한 우애를 가져왔던 이천시와 여주시가 반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천화장장추진위는 ‘합리적 절차에 따라 최종 후보지를 선정했다’고 밝혔지만 예상되는 갈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정상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주 능서면 주민들이 감당해야 하는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피해를 생각해 합의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해야 하는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천시 화장시설건립추진위원회 조정철 위원장이 이천시립 화장시설 최종 후보지를 발표하고 있다.
△이천시 화장시설건립추진위원회 조정철 위원장이 이천시립 화장시설 최종 후보지를 발표하고 있다.

이 시장은 “부지 선정 발표를 늦추더라도 여주시와 이천시 당사자 간 협의체를 구성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며 “피해만 감수해야 하는 여주시민은 이천화장장추진위원회 발표를 받아들이지 않고 시위 등 물리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이천시가 수정리 주변의 부발읍 주민과 여주시 주민과의 협의에 나서야 한다”며 “이천시가 다정했던 여주시와의 관계를 생각해 갈등을 해결하고 상생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여주시의회도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이천시는 여주시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겠다던 약속을 무시하고 최악의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하며 화장시설 부지 선정 철회를 촉구했다.


시의회는 성명에서 “해당지역 거주 여주시민들은 수정리를 포함한 부발읍 3개리가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기 시작할 때부터 반대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해 왔다”며 “면담과 시위 등을 통해 부지선정 재고를 당부했는데도 이천시는 부지를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경제성이 좋고 (화장시설건립추진)위원회의 결정이라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하고 있다. 납득하기 어렵고, 수용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천시 화장시설건립추진위원회는 앞서 지난달 24일 중리동행정복지센터에서 이천시립화장시설 최종 후보지를 부발읍 수정리 산11-1 일원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위원회는 뛰어난 접근성과 완만한 경사(평균 4°)를 선정이유로 꼽았다. 위원회는 “현재 이천시립 자연장지가 인접해 있어 도로확장공사가 필요 없고 추가적인 절성토 등 개발비도 절약되는 최적의 지형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천시는 당초 지난달 7일 화장시설 최종 후보지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여주시와의 협의를 하겠다며 발표를 잠정 보류했다.
당시 엄태준 이천시장은 시청 1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부터 22일까지 여주시와 여주시민들과 이천시 공설화장장 건립과 관련해 협의를 진행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같은 달 24일 최종 후보지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천시 화장시설건립추진위원회는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2개월간에 공모기간을 거쳐 6개 마을(율면 월포리, 장호원 어석리, 호법면 안평리, 부발읍 죽당리·수정리·고백리)의 유치 신청을 받았다.


이후 올 초 부지선정 타당성용역을 발주하고 현지실사 등을 거쳐 지난달 24일 부발읍 수정리로 최종 후보지를 선정했다.
이천시는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을 거쳐 내년 10월 시립화장시설 공사를 시작해 2022년 12월 준공할 계획이다. 부지 5000여㎡, 건물 연면적 3000㎡,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에 화장로 4기가 설치된다. 총 공사비는 95억 원이 투입된다.        

황선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