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없는 이천 ‘예스파크’ 도예인들 한숨만 깊어
방문객 없는 이천 ‘예스파크’ 도예인들 한숨만 깊어
  • 정해균 기자
  • 승인 2019.02.1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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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먹거리 등 편의 시설 부족해…이천시 250억 들여 주차장 조성

이천시가 도자산업 육성을 위해 10년 끝에 조성한 도자예술촌인 예스파크(藝,s Park)가 교통, 먹거리 등 편의 시설 미비로 방문객들의 외면을 받아 입주 도예인들의 한숨만 늘어가고 있다.

이천시는 올해 1만9천613㎡ 부지에 약 456면의 주차장 조성을 위해 25억 원의 본예산을 세워놓았을 뿐 예스파크 홍보나 활성화를 위한 별다른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도자기의 고장 이천시의 랜드마크를 목표로 설립된 예스파크는 이천지역에 흩어져 있던 영세규모의 도자제조 업체를 한곳에 모은 도자 문화단지이다.

이천시와 도예인 등에 따르면 이천시는 지난 2017년 준공까지 사업비 750여억 원을 들여 신둔면 고척리 40만㎡ 부지에 예스파크를 조성했다.

시는 도자기 중심의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2008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했다. 도예인들은 이곳에 자신만의 공방과 집을 짓고 생활하면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4개의 마을로 이뤄진 예스파크는 별마을, 회랑마을, 사부작길 마을, 가마마을 등으로 나눠져 있으며, 현재 공방 221개 중 203개 공방이 건축 허가돼 143개 공방이 준공됐고 59개 공방이 건축중에 있다. 시는 애초에 예스파크 조성으로 연인원 1천만 명의 관람객 유치와 630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보는 등 수도권 최고의 관광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공방마다 관람객이 하루 평균 1~2명 수준에 머무르면서 도예인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일부 입주자들은 수익은 고사하고 현재 생계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놓여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예스파크 내에 만든 카페거리도 1년째 개점휴업 상태다. 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카페, 음식점 등 상가 26개 동을 조성했지만 7개 동만 입주하는 등 대부분 텅 비어있다.

현재 미분양 된 상업지역은 6개 필지로 면적 규모가 크고 용도지역상 계획관리지역으로 용적률이 200%에 불과해서 투자자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상태다.

이천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난해 2018 이천도자기축제를 처음으로 예스파크에서 개최하면서 홍보에 주력했지만, 그때뿐으로 예스파크의 존재감이 미미했다. 입주자들은 장소적 특성에 맞는 도자기축제의 행사구성이 부족했고, 다른 축제와 차별성이 없어 예스파크가 부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10월에는 ‘예술로 가을산책’을 슬로건으로 마을별 축제를 벌였지만 관광객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한 입주 도예인은 “이천시가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라며 홍보해주겠다고 했지만 현수막 몇 개와 포스터가 전부였다”며, “예술가들이 축제를 직접 기획하고 이벤트를 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의 컨설팅과 콘텐츠 지원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도예인들은 이 같은 원인으로 ‘홍보 및 편의 시설’ 부족을 꼽고 있다. 관람객을 끌어들일 만한 콘텐츠도 부족하지만 찾아온 방문객들이 음식점, 편의 시설 등 먹거리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그 마나 조성된 카페거리도 공방과 멀리 떨어져 있어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예스파크에 만난 방문객들은 “예스파크에 방문하면 먹을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매우 불편하다. 공방에서 체험하다 보면 일부러 멀리 떨어져 있는 카페거리도 가기가 불편하고 먹을데도 별로 없다”며, “입점 돼 있는 공방 근처에 푸드트럭 영업이나 매장에서 간단한 식음료 판매가 가능했으면 좋겠다.

또 관광객들이 잠시라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그늘과 벤치 설치 등의 편의 시설이 필요하고 전체적인 공간이 넓다 보니 이용에 대한 자세한 안내와 셔틀버스 운영, 주차장 확보 등 교통시설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와 관련 이천시 관계자는 “예스파크 조성사업은 현재 사업이 완료돼 주차장 등 부족한 시설보완 및 유지관리 등을 위한 사업비 이외에는 추가적인 시설투자 사업은 지양하고 예스파크 내 입주자들이 스스로 자립해서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천도자기축제를 통해 매년 색다른 체험과 볼거리를 제공해 국·내 외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정기적으로 리버마켓 등과 같은 행사를 열어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수 있는 ‘예스파크리버마켓’을 통해 셀러와 소비자가 직접 만들고, 놀고, 꿈꾸는 사람들의 행복한 장을 만들고자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천시는 지난해 6월 이천도자기사업협동조합을 상대로 채권 회수 소송을 제기해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에서 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예스파크 야외공연장 앞 부지는 올해 이천도자기축제 기간 부스 천막 등이 설치되지 못하고 주차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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