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백 봉사하면서도 그저 후원자들 심부름꾼이라는 날개 없는 ‘천사’
일당백 봉사하면서도 그저 후원자들 심부름꾼이라는 날개 없는 ‘천사’
  • 정해균 기자
  • 승인 2020.02.10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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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서부원 삼육지역사회봉사센터 자원봉사자

“봉사 통해 나 역시 행복해지고 그분들 통해 인생 배워 봉사 멈출 수 없어”

이천시 창전동 지역에서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훈훈한 온기를 전하는 봉사단체가 있어 주민들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삼육지역사회봉사센터’라는 봉사단체로 이 단체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서부원(60) 자원봉사자를 만나 봉사하는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서부원 삼육지역사회봉사센터 자원봉사자

인터뷰에 앞서 서부원 봉사자는 자신이 무엇을 한다기보다 그저 삼육지역사회봉사센터를 뒤에서 후원해주는 많은 회원들의 심부름을 하는 것뿐이라 다른 수식어보다는 한사코 자원봉사자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평소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절대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그는, 출석하는 교회 내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내가 사는 지역사회를 위해 좀 더 폭넓은 봉사활동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그러한 결심의 계기는 개인적인 봉사에는 한계가 있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을 베풀고 싶어도 요즘은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 시대이다 보니 정식으로 봉사단체를 만들어 행정기관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교인들과 함께 홀몸 어르신이나 소외된 어르신들을 위한 말벗 봉사를 오랫동안 하다 보니 경로당에 나가는 어르신들은 그나마 형편이 괜찮은데 경로당도 못 나가고 폐지 등을 주워 어렵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어르신들을 접하면서 그분들에게 최소한 1년에 한 번 생신 때만큼은 따뜻한 생신상을 차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처음으로 창전동행정복지센터를 찾아가게 됐고 이러한 계기로 지난 2017년 ‘삼육지역사회봉사센터’라는 봉사단체가 만들어졌다.

조금 특이하게도 봉사단체인 ‘삼육지역사회봉사센터’에는 회장(구병도) 외에는 별도로 회원들의 명단이 없다. 서 봉사자가 대부분의 봉사활동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지만, 자신도 굳이 직책을 갖기보다 봉사할 때면 자기 일처럼 나서서 함께 봉사 해주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처럼 봉사자의 한 명으로 움직이고 있다.

“행여나 단체를 만들어 회비를 걷고 회원들을 관리하는 등 조직화하다 보면 몸집을 키우거나 내실을 다진다는 목적으로 본연의 봉사보다는 다른 부분들에 더 많은 신경을 많이 쓰는 경우가 생겨 봉사의 색깔이 퇴색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봉사단체를 만들고 2018년 2월 이천시 창전동 창전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창전, 참사랑 나눔 사업’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창전동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창전, 참사랑 나눔 사업’은 복지 사각지대 대상자에 대한 일시적 지원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신뢰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함께하는 따뜻한 창전동을 만들기 위한 맞춤형 복지 사업으로 삼육지역사회봉사센터에서는 ‘중증장애가정이동목욕서비스’, ‘말벗 사업’, ‘따뜻한 생일상’, ‘나들이 사업’ 등을 비롯해 총 7가지 봉사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34년간 바깥 구경을 못한 중증장애인의 목욕 봉사를 하게 되면서 이를 계기로 시작된 ‘중증장애가정이동목욕서비스’는 어떻게 보면 봉사 중에서도 가장 힘들고 어려운 봉사에 속하지만, 월 2회 복지담당 공무원들의 요청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힘든 내색 없이 찾아가 실시하고 있으며, 목욕을 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집안 환기와 방안에 너저분한 물건들을 치우는 등 주거환경을 정리하고 필요한 경우 전기장판과 이불 등 꼭 필요한 생필품을 제공해 생활의 불편이 없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저소득 어르신들이 생일날 소외감이 들지 않게 주위에서 사랑을 나누고자 식사를 한 끼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소소하게 시작된 ‘따뜻한 생일상’은 매월 창전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창전동 맞춤형 복지팀과 함께 생신을 맞은 어르신들을 초대해 생신 잔치를 마련하고 있으며, 창전동 행복한동행 사업장에서 생신상, 생신 케이크 등을 지원하고 삼육지역사회봉사센터에서는 생신 선물을 후원하고 있다.

△삼육지역사회봉사센터의 가장 주력사업은 ‘나들이 사업’이다.

삼육지역사회봉사센터의 가장 주력사업은 ‘나들이 사업’이다.

홀로 사는 어르신뿐 아니라 장애인 등 소외계층과 나들이를 통해 문화체험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삶의 활력을 주기 위해 마련된 ‘나들이’ 봉사는 봄과 가을 연 2회 진행되고 있으며, 매회 30여명의 어르신들이 오고 가는 차 안에서 게임도 하고 노래도 실컷 부르면서 경치 좋은 곳을 구경하고 맛있는 식사는 물론 삼육지역봉사센터가 준비한 선물도 드리고 있다.

2018년 4월 첫 나들이는 충주댐을 관람하며 봄을 만끽했으며, 그해 10월에는 양평 유명산을 다녀왔다. 작년 4월에는 제천 청풍호 나들이에서 “긴 겨울이 지나 봄나들이를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봉사자들과 함께 봄나들이를 할 수 있어 정말 기쁘고 즐겁다”라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 어르신의 모습이 기억에 두고두고 남는데 막상 가을나들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행사가 취소되고 올해 봄나들이도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으로 나들이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어르신들에게 괜히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고 했다.

서부원 자원봉사자는 “행복과 기쁨을 전달하는 것이 봉사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손잡아줬을 때 행복해하는 모습, 그저 가만히 이야기만 들어줘도 기뻐하는 모습, 소외된 분들이 나로 인해서 웃으시면 나 역시 행복해지고 기쁘고 그분들을 통해서 인생을 배우기 때문에 봉사를 멈출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회에 그치는 행사성 봉사가 많은데 그런 봉사도 꼭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봉사를 많이 베푼다고 무조건 상대방이 받아들인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먼저 진솔한 모습으로 다가가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지원해 주기보다 관계를 잘 형성하고 지속적인 관심으로 상대가 마음의 빗장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올해에는 봉사의 영역을 좀 더 확대해 특히 한부모 가정과 장애인 가정에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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