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외갓집 같은 정겨움 가득한 복숭아 체험 농가
시골 외갓집 같은 정겨움 가득한 복숭아 체험 농가
  • 정해균 기자
  • 승인 2019.08.26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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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이천 ‘도도한 복숭아 칠성농원’
새콤하고 달콤해서 남녀노소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과일 복숭아는 여름철 대표 과일이기도 하고 7, 8월이 제철로 꼽히기 때문에 다른 계절보다도 여름에 수박만큼 많이 찾는 과일이다. 물론 전국적으로 유명한 이천 햇사레 복숭아의 대표 품종인 장호원 황도의 경우는 9월 하순과 10월 초순이 가장 향이 진하고 맛있는 시기이다.
이천의 수많은 복숭아 재배 농가 중 맛좋은 복숭아를 농가에서 직접 실컷 따서 맛보고 다양한 복숭아 요리 등도 체험할 수 있어 입소문을 타고 국내뿐 아니라 홍콩, 인도 등 해외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글로벌 한 체험 농가가 있어 찾아가 봤다.<편집자주>

 

△박재훈·이순열씨 부부.
△칠성농원 박재훈·이순열씨 부부.

이천시 대월면에 소재한 ‘도도한 복숭아 칠성농원’은 1.88ha(약 5천700평) 규모의 땅에 450주의 복숭아나무가 심겨 있으며, 유명, 수미, 황제도, 장호원 황도 등 8가지 품종의 복숭아가 무봉지 재배로 재배되고 있어 7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수확 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유럽에서 인기 있는 납작 복숭아인 ‘거반도’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다. 중국에서 들어온 이 품종은 유럽에서는 도넛 복숭아 중국에서는 손오공이 깔고 앉아서 납작해졌다고 손오공 방석이라는 애칭이 있다.

남편 박재훈(63)씨와 아내 이순열(62)씨 두 부부는 지난 2000년부터 복숭아 재배 오로지 한길만 걷고 있으며, 2005년부터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해 매년 외국인을 포함해 700여 명의 체험객이 다녀가고 있다.

생산단계에서 판매단계까지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해 소비자에게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GAP인증(생산이력제)을 받아 소비자들이 더욱 믿고 먹을 수 있다.

칠성농원에는 단체 체험뿐 아니라 2~3명 단위의 소규모 체험도 가능하다 보니 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족이나 연인 등 매년 꾸준히 방문하는 단골 체험객들도 꽤 많다.

△납작 복숭아 ‘거반도’
△납작 복숭아 ‘거반도’

이곳에서는 복숭아 따기 체험을 비롯해 복숭아 젤리, 복숭아 양갱, 복숭아 빙수, 복숭아 약식떡, 찹쌀 복숭아 와플 만들기 등 복숭아를 이용한 다양한 디저트를 만들어 볼 수 있으며, 이순열 대표가 직접 만든 복숭아 말랭이와 복숭아 장아찌도 맛보고 구입할 수 있다.

칠성농원은 경동시장에서 쌀가게를 하셨던 박재훈 대표의 아버지께서 50여 년 전 훗날 손주들이 마음껏 뛰어놀 시골집을 만들어 주고자 현재 위치의 야산을 구입, 교통이 불편하던 그때부터 서울과 이천을 주말마다 수시로 틈날 때마다 오가며, 수년 동안 개간해 복숭아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원래 기계설비가 전공이었던 박 대표는 대기업의 오랜 직장생활과 사업을 하다가 IMF때 어려움을 겪어 젊은 시절부터 꿈이었던 복숭아 농사를 시작하게 됐다.

이순열 대표는 남편을 따라 처음 귀농 땐 농사를 몰라서 방송통신대 농학과를 다니며 농사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경기도 농업기술원에서 도시농업 마스터가드너 과정 1기를 수료했으며, 바리스타 자격증, 복지 원예사 자격증, 도시농업관리사, 유기농업기능사, 라이스클레이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푸드스쿨에서 식품조리학 전공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을 만큼 배움의 열정이 남다르다.

더욱이 복숭아 농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쁨에도 불구하고 인근 초등학교에서는 식생활 강사, 지역 내 중학교에서는 복지 원예사로 자유학기제 수업 출강까지 하고 있다.

△칠성농원을 방문한 외국인 체험객들.
△칠성농원을 방문한 외국인 체험객들.

칠성농원에서는 복숭아 전체물량의 70%는 공동선별회로 판매하고, 20% 정도는 택배와 개인판매, 10%는 가공으로 운영하고 있다. 귀농 때부터 가공품을 생각했던 이 대표는 많은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복숭아 생즙’과 ‘풋풋한 발효음료’를 개발, 복숭아 도(桃))자의 의미가 담긴 ‘도도한’ 브랜드를 등록하고 네이버, 이천로컬푸드, 이천 롯데아울렛 등에 입점해 판매하고 있다. ‘복숭아 생즙’ 제품에는 첨가물이 전혀 없으며, 복숭아과즙만 100% 저온 살균해 영양소파괴를 최소화한 것이 장점이다.

박재훈·이순열씨 부부는 “칠성농원에 방문했던 체험객들이 왔을 때 너무 편안하고 좋아서 한번 왔다 가면 또 오고 싶은 농원이라고 말해줄 때 가장 뿌듯하다”며, “앞으로 누구든지 와서 자연 속에서 놀고 즐기며 편안히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부부는 60세가 넘어가면 점차 과수나무 숫자는 줄이고 버겁게 일하지 말자고 약속했다. 농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공유하자는 의미의 체험을 늘려 가면서 자연과 농사의 소중함과 상생의 즐거움을 나누며 살고 싶어서이다.

박재훈·이순열씨 부부가 복숭아 수확과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칠성농원은 올해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육성하는 치유농장에도 선정됐는데 치유농장은 농촌의 자원을 활용해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곳으로 두 부부의 바람과도 맞아떨어지고 있다.

“칠성농원이 시골집, 외갓집처럼 편안하고 행복한 곳으로 느껴졌으면 좋겠다. 찾아오는 체험객들이 단순한 손님이 아니라 오랜 인연으로 자녀나 손주처럼 느껴지는 가족 같은 관계가 되고 싶다. 이해타산을 떠나 마음을 나눌 수 있고 편안하게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체험농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하는 두 부부의 말에서 진심이 가득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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